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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 가볼만한 곳] 금강따라 갈대밭 1㎞ '별천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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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기운이 전해지는 2월.

"엄동설한에 벌써 봄 얘긴가" 싶겠지만 입춘(立春.2월 4일)이 멀지 않다. 우수(雨水.2월 19일)가 지나면 눈이 비로 바뀌고, 얼었던 땅도 녹기 시작할 터. 한국관광공사가 2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충남 서천, 전남 보성, 경남 하동 3곳을 선정했다.

충남 서천 전북 군산과 금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충남 서천. 전북 장수에서 발원해 1천리를 흘러온 금강은 서천 신성리 갈대밭을 지나며 서해 바다로 빠져 나간다.

갈대는 봄에 새싹이 돋아나 푸른 기운을 유지하다 가을이 되면 허옇게 시들어 겨울을 난다. 요맘 때 눈이라도 내리면 갈잎 위로 하얀 눈이 쌓여 더욱 운치가 있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주인공 이병헌과 송강호가 처음 마주치는 갈대밭 장면을 이곳에서 찍었다. 갈대밭은 폭이 2백m, 길이가 1km로 규모가 장관이다. 게다가 갈대밭 속에 산책로가 있어 갈대를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발길을 돌려 금강 하구 둑으로 간다. 고니.청둥오리.검은머리물떼새.검은머리갈매기 등 40여종 10만마리의 철새가 이곳에서 겨울을 난다. 철새는 2월 말께 북녘으로 떠난다.

서천의 마량포구는 주꾸미 산지며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3월 말에서 4월 초에 잡히는 주꾸미가 가장 맛이 좋은데 마량포구에서는 계절에 관계없이 언제나 맛볼 수 있다. 하지만 2월 중 마량포구의 일출 감상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다. 12월 20일에서 다음해 1월 15일까지만 바다 위로 해가 뜨고 다른 때는 산 너머에서 해가 떠오른다.

문의 서천군청(www.sochon.chungnam.kr) 문화관광과 041-950-4016.

전남 보성 산자락을 따라 끊임없이 펼쳐진 푸른 차밭. CF에 자주 나와 누구에게나 익숙한 풍경이다. 전남 보성의 차밭이다.

차밭은 사시사철 푸르다. 지금도 그렇다. 찻잎을 따기 시작하는 곡우(穀雨.4월 20일) 때보다야 푸른 빛이 덜하지만. 하얀 눈이 쌓이면 층층이 푸른 색과 흰 색이 번갈아 띠를 두르며 신비한 느낌을 자아낸다. 이른 아침에 안개라도 깔리면 별천지가 따로 없다.

인근 율포해수욕장의 해수녹차탕(061-853-4566.대인 5천원)은 오히려 이맘 때가 가장 좋다. 뜨겁게 데운 바닷물에 찻잎을 우려낸다.

보성에는 소설 '태백산맥'의 무대인 벌교읍도 있다. 진입로가 아름다운 천년고찰 대원사도 발길을 머물게 한다.

벌교읍에는 벌교 포구를 잇는 소화다리(부용교).철다리.자애병원.M1고지 등 소설 속의 무대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곳곳을 돌아보며 소설 속의 장면을 떠올려도 좋겠다.

대원사는 입구에 있는 티베트 박물관(061-852-1755.입장료 2천원)이 특히 인상적이다. 대원사에서 운영하며, 티베트 관련 박물관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하다. 요맘 때 보성의 별미는 참꼬막이다. 초겨울부터 늦봄까지 많이 나온다. 보통 물에 데쳐서 양념없이 먹는데, 바닷물이 배어 '간간한' 맛이 일품이다. 벌교읍내에서 손쉽게 맛볼 수 있다.

문의 보성군청(www.boseong.jeonnam.kr) 문화관광과 061-850-5224.

경남 하동 경상남도 서쪽 끝에 있으며 전남 광양과 섬진강을 마주보는 경남 하동.

매년 봄이면 섬진강 주변이 벚꽃과 매화로 얼룩져 '물길과 꽃길의 고장'이 된다. 특히 쌍계사 벚꽃길이 아름다워 봄철이면 많은 여행자들이 몰린다. 하지만 봄꽃 소식은 3월 중순까지 기다려야 할 듯하다.

하동은 박경리 소설 '토지'의 무대이기도 하다. 하동군청이 소설 속 주인공 최참판의 집을 재현해 '최참판댁'(악양면 평사리)을 만들어 놓았다. 한옥 건물 14동이 자리잡았다. 입장료 무료.

최참판댁 뒤편에는 고소산성이 있다. 신라시대에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참판댁 입구에서 갈라진 도로를 따라 30분 정도 쉬엄쉬엄 오르면 산성에 닿는다. 산성에 오르면 평사리의 드넓은 평야와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 물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외에 갈 만한 곳은 청암면 묵계리의 지리산 청학동과 삼성궁이다. 삼성궁은 환인.환웅.단군을 모신 성전이다. 이 고장 출신 강민주(41)씨가 1983년에 고조선시대의 소도를 복원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었다. 1천여개에 이르는, 돌로 쌓은 솟대가 감탄을 자아낸다.

문의 하동군청(www.hadong.go.kr) 문화관광과 055-880-2371~4.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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