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 파업 노조집행부 퇴거요구

중앙일보

입력

명동성당측은 25일 구내에서 파업 농성중인 철도.발전.가스 노조 집행부에 대해 '퇴거요구서'를 전달하고, 즉각 성당 구내에서 퇴거해줄 것을 정식 요구했다.

이 성당 김오석 부주임 신부는 이날 오전 10시께 철도.발전.가스노조 집행부를만난 자리에서 "'수배자'가 아닌 노조의 이해와 요구를 위한 파업농성을 더이상 용인할 수 없다"면서 퇴거요구서를 전달했다.

백남용 주임신부 명의로 된 퇴거 요구서에는 "노조는 법에 규정된 합법조직이며합법조직은 법의 테두리 내에서 협상하고 투쟁해야 하고 그 협상과 투쟁의 장소는노조의 사업장이라야 한다"며 성당내에서의 파업농성을 불허한다고 밝혔다.

요구서는 이어 "25일 오후 6시까지 파업 농성에 관련한 모든 물품 및 인원을 퇴거 및 철수해달라"면서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여러 상황에 대한 책임은 노조측에 있다"고 덧붙였다.

성당의 이같은 퇴거요구는 노조원들이 전날 파업농성을 벌이는 과정에서 신도들과 갈등을 일으킨 데다 성당 구내가 '농성장'으로 변하면서 성소훼손 등이 우려되기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날 신도모임인 사목회가 성당 구내에서 농성장비를 수거하는 과정에서노조원들과 욕설과 몸싸움을 벌인 데다 성당 구내에 있는 계성초등학교에 노조원들이 텐트와 천막을 친 것이 성당측을 크게 자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성초등학교 박루시아 교장도 "지금껏 명동성당에서 농성이 있어왔지만, 한번도 학교내에 농성장비를 끌고 온 적이 없다"면서 "만약 노조원들이 계속 학교안에서농성을 벌일 경우 경찰력 투입도 불사하겠다"면서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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