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시장마다 개발계획, 번번이 좌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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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부지는 전체 40만㎡에 달한다. 강남 한복판에 있지만 야구장 등 일부 경기장을 제외하고는 활용도가 떨어지다 보니 매년 적자가 누적돼 역대 시장마다 개발을 시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당시인 2004년엔 돔 구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현재의 잠실 1, 2 수영장과 학생체육관을 철거하고 민간자본 7000억원을 투입해 호텔과 쇼핑센터, 영화관 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돔 구장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힘드니 상업시설을 함께 유치해 문화공간으로 운영하겠다는 복안이었다. 그러나 이 계획은 발표로 그쳤다.

 이어 오세훈 전 시장도 2006년 취임하자마자 잠실종합운동장을 삼성동 코엑스,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와 묶어 삼각 컨벤션 벨트로 육성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2008년엔 잠실운동장 부지에 121층, 633m 높이의 초고층 빌딩을 건립하는 방안도 내놨다. 주경기장은 그대로 두되 수영장과 학생체육관을 이전해 그 자리에 호텔이나 복합생태공원 등을 건립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로 민자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백지화됐다.

 개발계획이 거듭 좌초되자 서울시는 2011년 10월 시정개발연구원(현 서울연구원)에 용역을 맡겼다. 이 일대에 복합 돔 구장과 관광호텔 등을 지을지, 아니면 기존 시설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리모델링할지를 놓고 경제성과 공공성을 따져 보겠다는 것이었다. 오 전 시장 때 추진된 이 용역은 지난해 3월 끝났지만 공개되지 않았다. 박원순 시장 취임 후 서울시는 잠실운동장 일대와 코엑스 인근에 국제회의 등을 주축으로 하는 MICE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잠실운동장은 물론 이전 예정인 한국전력·서울의료원·한국감정원 부지 등을 총망라한 개발방안이다. 이달 중 용역 연구를 발주할 예정이다.

김성탁·조한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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