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평화의 기적 없는 어느 폐역 - 아득한 고향 길에 버려진 철로엔 소떼만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그림처럼 펼쳐진 바다와 산맥사이를 뚫고 평화의 전망 같은 땅― 인적은 없고 『음메-』 원시의 소 울음소리가 태초를 방불케 한다. 전화에 밀린 어느 폐역이 분명하지만 이젠 폐역 구실도 잃은 채 소떼가 제 세상 만난 듯 풀을 듣고 있다. 「녹·디엠」 역이란 간판만이 서글픈 양철 지붕―. 착취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 식민주의자들이 완성한 전장 1천4백90「킬로」의 철로망은 그나마 월남인들의 고향을 이어주지 못한 채 64년이래 불통이다. 「혼바」 계곡에서 퍼져오는 포성에 소떼 마저 걸음을 재촉해 버리면 평화의 판화 같은 정적만이 깃들일 뿐이다. 사진=윤정규 특파원 글=장두성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