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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중요한 미결의 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서남원(성균관대교수)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은 이제 「5년이면…」으로 바꿔져야 더욱 실감나는 말이 되는 것 같다. 실로 지난 5년을 돌이켜 보건대 우리주변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철마는 석탄을 삼키는 대신에 기름을 마시게 되었는가 하면 점멸을 일삼던 전자의 화신은 상시의 위력을 발휘하게 되었다. 또 사회지위의 상징으로 간주되었던 「소리틀」은 한낱 실용품으로 전락되어버렸고 해외여행은 선민의 특권이라는 인상을 불식하여 가고있다.
물론 지난 5년에 이루어진 우리의 경제만화는 국민소득의 증진, 수출의 증대, 산업생산의 확대, 고용의 증가, 해외자본의 유치 등을 가리켜야 하고 이는 「l차5개년계획」의 위력으로서 설명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제1차5개년계획」이 이루다 못 이룬 사연도 적지 않게 있는 것 같다. 그다지도 혐오하였던 「인플레」는 아직도 독아를 간직하고 있고, 농촌의 수입원은 생존선에서 기복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인구증가율은 아직도 후진성을 탈피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1981년을 기적의 해로 삼기 위하여 만들어진 「2차5개년계획」은 자체의 계획을 성취시키는 뜻도 되지만 「1차계획」의 미결의 장을 계승하여야 하리라고 보는 것이다. 만일에 또다시 이를 못 이루는 사연으로 들린다면 강산은 변화시킬지 모르나 고소득층을 제외한 대다수의 국민의 마음은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다. 「2차계획」이 이어받은 「1차계획」의 유산에는 성과와 아울러 「미결의 장」이 있으며 후자는 1981년에 영광을 이룩하기 위하여는 보다 본질적으로 해결이 되어야 하는 문제가 아닌가 생각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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