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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현대음악제에 이색작품|윤이상씨의 「예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지난12월1일 이곳 자유 「베를린」방송은 66년도 「도나우·에싱엔 현대음악제」의 대표작「시리즈]의 하나로 한국작곡가 윤이상씨의 「예악」(원명Reak)을 소개했다. 이 현대음악 「페스티벌」은 계속 구미의 52개방송국에 의하여 세계의 현대음악애호가들의 귀에 그 첫선을 보일 것이다. 윤이상씨의 「예악」은 『월등한 최우수작』이며 『강력한 개성의 표현이며 정중동의 심오한 인생의 신비와 무어라고 확정짓긴 어렵지만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 진지한 서정미가 용출하는 음향의 다채로운 전면』(프랑스의 「르·몽드」지)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연주시간 13분인「예악」은 침묵을 깨고 울려나오는 힘찬 북소리로 시작된다. 곧 「트럼본」 「혼」「바이얼린」 목관악기에 반주되어 제1주제음이 은은히 들리기시작하고 12음지버에의한 조화는 「솔로·오보에」에 동반되어 비약, 유동하다가 끝나기전 간간히 들리는 목관과 「바이얼린」의 골주주로 또 한번 고조되어 6개의「심벌」과 두「하프」가 10박자의절을 끝낸다.
또한번 북소리, 쓸어문지르는 「심벌」소리, 「트라이·앵글」 가냘픈 음향, 큰북소리가 가지가지의 「개음」을 사방으로 분산시킨다. 줄곧 계속하여 「개음」은 그 성격과 음색을 바꾼다.
한번은 「전동」(비브라트)과 다채로운 강약으로 생기를 띠는듯 하다가 어느덧 장식음으로 바뀌고 세어진다. 「오키스트러」의 각요소가 줄곧 새로운 요소를 더한다. 징과 방울소리, 큰북소리가 마지막을 고주시키면 힘찬 세번의 북소리가 처음 시작할때처럼 돌연히 울려 연주를 끝내고 「폭풍후의 침묵」이 지배한다.
윤이상씨의 작품을 통틀어 『서양현대음악과 천년묵은 동양음악의 전통사이에 공존하는 연관성으로부터 하나의 보편적인 언어를 찾아낸듯 하다』는 것이 이곳청중의 공통된 감상평이라하겠다.
한편 윤이상씨는 자신의 작품에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 음악을 한국사람이 한국에서 듣는다면 그들은 서양 청중처럼 전연 새로온 느낌을 맛볼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한국사람이 「유럽」에서 내 음악을 듣고 어딘지 귀에 익은듯하고 친밀감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들의 귀에 익은 우리민속음악을 간단히 통조림 한것이 아님을 발견할 것이다. 그반대로 서양의 청중들은 서양의 작곡형식에 맞추어 작곡한 내작품에서 자기네들의 음악에서 느끼던것과 다른 내고향의 동양음악 전통을 발견할 것이다.』
「베를린」=이선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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