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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몰래 소녀입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여섯 살의 귀여운 딸을 부모 없는 고아로 만들어 입양 출국하는 미국인 앞에 가난한 젊은 한국인 아버지는 무력하게 울분과 슬픔에 흐느끼며 『내 딸을 돌려달라』고 몸부림쳤다.
1일 하오 3시30분 동두천 미 제7사단 인근에서 노동벌이를 하는 이수길(29·양주군 은연면 상패2리 23)씨는 미국인의 품에 안겨 비행기에 오르는 딸 정숙(6)양을 붙잡고 애절하게 흐느꼈으나 미국인의 냉정한 거절에 말도 못 붙이고 영문모르는 「램프」 경비원에게 쫓겨나면서 어리둥절해하며 무표정한 얼굴로 「트랩」을 오르는 딸의 이름만 외쳤다.
이씨에 의하면 둘째 딸인 정숙양은 작년 12월12일쯤 장난하다 다리에 절골상을 입고 치료 때문에 고민하던 중 같은 동리에 사는 어느 양부인 소개로 미7사단 소속 「쿨베트」 의무대의에게 정숙양의 치료를 부탁했었다.
그후 지금까지 딸을 돌려달라고 부대로 찾아가고 한남동 외인주택(B5호)까지 몇10번을 찾아갔으나 만나주기를 거절했을 뿐 아니라 딸을 데려가려면 그 동안의 치료비를 지불하라고 위협까지 했다는 것.
대전 호서중학을 중퇴했다는 이씨는 『무지하고 가난하여 살기에 바빠 오늘까지 지내왔다』고 말하고 딸을 찾기 위해 경찰에까지 출두해보았으나 『그런 일을 다루어보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은 무관심했다고 원망했다.

<비인도적이다>
▲한국 인권옹호협회 측의 말=사실이라면 비인도적인 처사다. 본인의 요구가 있으면 즉시 내용을 알아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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