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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잃은 공원법안 「잉태한 아기가 불구」란 비난 속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잉태한 아기가 병신』이라는 주장을 내세워 한국자연보존위원회는 건설부가 국회에 제출하고있는 공원법안의 전면수정을 강력히 요구하고있으나 관계당국은 이를 거부하고 있어 주어진 천혜의 자연자원마저 파괴직전에 놓여있다고 학계는 이를 비난하고 있다.
『이 나라보다 훨씬 후진국도 국립공원을 이미 오래전부터 갖고있는데 도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외국인(국제공원연맹총재 쿠리지 씨)의 핀잔을 받아가며 건설부가 마련한 공원법안은 선진각국 공원법안 중 가장 후진적인 일본의 것을 그대로 번역해 놓은 것이라는 것이 학계의 평.
그 가운데서도 자연보존에 관계되는 제l7, 제18조 마저 무슨 영문인지 빠지고 없어 이런 법을 가지고는 도저히 자연물을 보호할 수 없는 상태이기에 전면 수정을 요구하기에 이르렀으나 이를 묵살하려는 당국에 대해 학계는 다시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국립공원연맹(IUCM)은 「유엔」기구에도 있는 것이며 국립공원의 지정은 일정한 원칙 위에 이루어지는 것인데도 이를 완전히 무시한 현재의 초안은 공원의 주인공인 자연의 인위적인 파괴를 방지할 아무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 61년도에 미국의 저명한 국립공원 설계가인 「하트」 씨가 한국에 2개월이나 머무르면서 3대 국립공원 후보지를 선정(한라산, 설악산, 지리산)한 적이 있었으나 지리산은 그후 개발계획으로(남벌능선도로 개설) 낙제하고 겨우 설악과 한라만이 남아있는 셈인데 한라산 또한 정상도로의 개통으로 많은 자연물을 파괴하고있는 실정이라고 학계서는 비난하고있다. 국립공원의 생명인 자연물의 인위적인 파괴를 막을 수 있는 「공원법 초안」을 두고 「잉태는 했으나 반병신」이니 전면수정하자는 것조차 들어주지 않는다고 개탄하는 강영선박사(자연보존위원회 이사장)는 그들이 애써 미국까지 좇아 다니며 이루어놓은 국제국립공원연맹의 다각적인 원조약속조차 허사로 돌아갈 것을 애석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IUCM의 총재와 함께 박 대통령에게까지 이런 뜻을 말한바있다』는 술회와 함께 강박사는 어떤 일이 있어도 현재의 공원법안은 수정되어야하며 인위적인 자연파괴에서 자연물을 보호하는데 그 법안의 역점이 주어져야한다고 주장했다.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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