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동성애자 뉴욕시장 나올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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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퀸(오른쪽)과 동성 배우자 킴 캐툴로

동성애자로 유명한 크리스틴 퀸(47·여) 뉴욕 시의회 의장(민주)이 10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올 11월 치러질 뉴욕시장 선거에서 최초의 여성이자 동성애자 시장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달 말 가상 여론조사에서 퀸은 공화당 유력 예비후보인 조셉 로타 전 뉴욕시 교통공사 회장을 63% 대 19%로 따돌렸다. 진보 성향 시민이 다수인 뉴욕에선 현재 누가 민주당 후보로 나서더라도 공화당 후보에 비해 2배 이상 표차의 압승이 예상된다. 민주당 예비후보 가운데서도 퀸의 지지율은 압도적이다. 37% 지지를 얻어 2위인 윌리엄 드블라지오 뉴욕시 공익옹호관(14%) 등 여타 후보들의 지지율을 합친 것보다 높다. 뉴욕시는 마이클 블룸버그가 2002년부터 12년째 시장 직을 맡아왔다. 그는 3선을 초과해 연임할 수 없는 규정 때문에 이번 선거엔 출마하지 못한다.

 퀸은 이날 출마 선언에서 ‘중산층 복구’를 기치로 내걸었다. “열심히 일하는 모든 사람이 중산층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 겠다”고 밝혔다. 퀸은 1999년 뉴욕시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2006년 의장이 됐다. 지난해 5월 변호사인 동성 연인과 결혼해 화제가 됐다. 뉴욕주는 퀸이 강력하게 주장한 끝에 2011년 미 50개 주 가운데 6번째로 동성 결혼을 인정했다.

 그가 당선되면 동성애자 시장들이 서구 주요 도시를 책임지는 모양새가 된다. 클라우스 보베라이트 독일 베를린 시장과 베르트랑 들라노에 프랑스 파리 시장이 모두 동성애자로 유명하다. 아이슬란드의 요한나 시귀르다르도티르 총리는 국가 지도자가 된 세계 최초의 동성애자로 기록됐다. 그는 2010년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에 서명한 직후 애인과 결혼해 ‘아이슬란드 동성결혼 1호’ 커플이 됐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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