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위원 박찬호 “전례 없는 막강 하위타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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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해설을 맡은 박찬호 JTBC 위원이 주먹을 불끈 쥐며 WBC 한국야구 대표팀 응원 구호를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해 말 선수 생활을 마감한 박찬호(40)는 아직도 WBC 그라운드에 있다. JTBC 해설위원을 맡게 된 그는 유니폼이 아닌 슈트를 입었지만 경기 중계를 위해 WBC 한국 대표팀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박 위원은 대만 타이중에서 대표팀 훈련과 평가전을 유심히 지켜봤다. “대표 선수들을 가까이서 응원하기 위해 WBC 해설위원을 맡게 됐다”는 그는 대표팀 후배 선수들을 만나면 볼을 꼬집고 장난을 쳤다. 장난기 가득했던 선수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그러나 마이크 앞에서는 박 위원도 ‘신인’이었다. JTBC 시청자들에게 현장감 넘치는 해설을 하기 위해 자료를 찾고 연구했다. 지난달 28일 타이중 인터콘티넨털 구장에서 박 위원을 만나 이번 대회 전망을 들었다.

 - 선수가 아닌 해설위원으로서 한국팀 성적을 예상한다면.

 “한국팀이 당연히 4강에 들어가기를 바란다. 꼭 해낼 것으로 믿는다. 물론 2라운드 통과가 쉽지는 않다. 1, 2회 WBC 우승팀인 일본과 아마추어 야구 최강국 쿠바를 상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대 팀도 우리를 경계할 것이다. 우리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쿠바를 (두 차례) 이긴 적이 있지 않나. 한국·일본·쿠바 등 세 팀 중 두 팀이 4강에 올라갈 것으로 본다. ”

 - 이번 WBC 대표팀이 1, 2회 때보다 약해졌다는 평가가 많다.

 “난 약하지 않다고 본다. 타자들 라인업을 보라. 평가전에서 7번타자가 최정이고 8번타자가 강민호였다. 하위타선에 (중심타선에 포진돼야 할) 이런 타자들이 들어서는 법이 어디 있나. 다른 팀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평가전 성적(2승1무3패)이 좋지 않았지만 이게 오히려 선수들을 긴장하도록 할 것이다. 선수들이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본 대회 때는 좋은 결과를 낼 것이다. ”

 - 타선에서 키플레이어를 꼽는다면.

 “모두 한국 최고의 선수들이다. 누가 터질지 모른다. 국제대회에서는 여러 가지 작전보다는 파워 있는 타자들의 한 방으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

 - 대표팀에서 가장 걱정되는 포지션은.

 “이번 대표팀 해설을 맡은 JTBC 박찬호 위원인 것 같다.”

 - 일본 전력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일본인 메이저리거들도 모두 불참했다. 이름값만 보면 일본 대표팀이 1, 2회 대회 때보다 약하다고들 한다. 그러나 꼭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그런 (스타급) 선수들이 없을 때 자국리그 선수들이 힘을 모으면 팀워크가 더 좋아질 수 있다. 단단한 팀이 될 수 있다. ”

 - 첫 상대인 네덜란드는 어떻게 평가하나.

 “상대보다는 우리가 더 중요하다. 한 타자를 상대하고 1이닝을 치르고 그래야 한 경기가 끝난다. 약한 상대라도 첫 경기부터 긴장하고 집중한다면 좋은 승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이 쌓이면 나중에 강한 팀을 만나도 자신감과 편안함을 가질 수 있다. 이길 수 있다. ”

온누리 JTB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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