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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사고 줄이는 회전교차로 매년 3·4곳 설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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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대구시 동천동의 동천워터피아 앞 교차로를 회전교차로로 바꾼 모습. 매년 10여 건 발생하던 교통사고가 2010년 설치 후 1건으로 줄었다. [사진 대구시]

회사원 김상익(48)씨는 운전 중 교차로에만 이르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지난해 12월 도심 교차로에서 추돌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출근길에 신호등이 노란색으로 바뀌는 것을 보고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뒤따라오던 차량이 그의 차를 들이받았다. 그는 이후부터 노란색 신호가 들어오면 재빨리 교차로를 통과한다. 김씨는 “과속해 교차로를 통과하느라 아찔한 순간도 있지만 추돌사고를 피하려니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와 같은 사람이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회전교차로가 설치된다. 대구시는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올해 회전교차로 4곳을 설치한다고 밝혔다. 장소는 북구 성화여고 삼거리, 수성구 고산노변타운 삼거리 두 곳, 달서구 이곡동 쇼핑월드네거리 등이다. 이곳에는 신호등을 없애고 교차로 중앙에 교통섬을 설치한다. 교통섬을 따라 차량이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직진할 때처럼 과속하기 어려워 사고 위험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것이다. 옛 로터리와는 통행방식이 다르다. 회전교차로에서는 교차로로 진입하려는 차량이 회전차량에 양보하는 반면 로터리는 진입하는 차량이 우선 통행하도록 돼 있다.

 시가 회전교차로를 설치하는 것은 교통사고와 대기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북구 동천동 동천워터피아 앞 교차로는 매년 10여 건(접촉사고 제외)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인명 피해도 많았던 곳이다. 하지만 2010년 회전교차로로 바꾼 뒤 매년 1건의 접촉사고만 발생해 ‘사고 교차로’란 오명을 벗었다. 신호를 기다릴 필요가 없어 교차로를 빠져나가는 데 걸리는 시간도 30%가량 줄었다. 대구시 박석순 교통개선담당은 “지금까지 8곳을 설치해 운영한 결과 교통사고 줄이기에 큰 몫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회전교차로 설치는 정부의 교통 운영체제 선진화 방안의 하나로 시작됐다. 노란색 신호일 때 네거리를 통과하려다 교통사고가 나는 등 과속과 불법 운전이 많아서다. 차량이 없을 때도 신호를 기다리느라 시간과 연료를 낭비하는 것 역시 문제로 꼽혔다. 이를 없앨 수 있는 시설이 회전교차로라는 설명이다.

 회전교차로의 경제적 기대효과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시에 따르면 국내 전체 교차로 중 10%(5662개)를 회전교차로로 바꿀 경우 사고 감소, 시간·에너지 절약 등 비용 절감효과가 연간 2조439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건립비용 5096억원보다 훨씬 많다. 이 중 대기시간 감소로 인한 경제효과가 1조672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교통사고 감소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2084억원으로 분석됐다. 대기오염과 에너지 감소 효과도 각각 855억원, 771억원으로 나타났다. 교차로 한 곳당 평균 비용절감액은 연간 3억6000만원이었다.

 대구시 김영무 교통정책과장은 “교통량이 많은 교차로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게 단점”이라며 “교차로의 특성을 고려해 대상지를 선정한 뒤 매년 3, 4곳씩 회전교차로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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