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월드컵] 번개맨 정수근 국제 공인 톱타자

중앙일보

입력

'전타도루왕(專打盜壘王)'.

16일 대만 최대의 일간지 민생보(民生報)는 예선 최종전에서 한국을 제압한 숨은 주역이 포수 훙이충(洪一中)이며, 그가 한국의 도루왕 정수근(두산)의 2루 도루를 막아낸 것이 경기의 흐름을 대만이 잡게된 결정적인 계기였다고 보도했다.

민생보는 '정수근이 한국 프로야구에서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한 준족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일본·쿠바 등 기동력이 뛰어난 팀들의 톱타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톱타자'라고 소개했다.

'날다람쥐' 정수근이 국제적인 '번개맨'으로 자리를 굳혔다. 정수근은 이번 대회에서 21타수 11안타 0.524의 타율과 도루 3개를 기록, 팀내 최고 타율은 물론 플레이메이커로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정수근은 수비에서도 국내에 비해 넓은 대만 구장의 외야를 누비며 고비 때마다 빠질 듯한 타구를 잡아내 상대팀 감독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정수근은 8강 진출의 고비가 된 니카라과전에서 3회초 상대의 허를 찌르는 3루 도루를 성공해 선취점의 발판을 만들었다.

니카라과는 이 도루 하나로 흔들리기 시작했고 한국은 니카라과 마운드를 무너뜨릴 수 있었다.

정수근은 대만전에서도 1회초 좌전안타를 때리고 나간 뒤 김주찬(롯데) 타석에서 상대 수비진을 흔들어대는 도루를 시도했다.

볼카운트 1-0에서 처음 도루를 시도했으나 김주찬이 파울볼을 때려 아쉽게 무산됐고, 다시 2-0에서 2루로 뛰다 간발의 차로 아웃됐다.

달아오른 구장 분위기를 식힐 수 있는 도루 시도였으나 대만 포수 훙이충의 송구가 좋았다.

정수근은 일본의 톱타자 이바타 히로가즈와 함께 대회 최고의 준족으로 꼽히고 있다.

이바타는 예선에서 5개의 도루를 시도해 모두 성공하는 도루능력을 선보였고 타율도 0.579(19타수 11안타)를 기록했다.

올해 야구월드컵을 통해 정수근의 발은 '세계적인 발'로 공인받았다. 그의 도루에는 진정 '국경(國境)'이 없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