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가이드] 홈시어터 '거실의 제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3면

뛰어난 음질과 화면 재생 능력으로 '가정용 극장'으로 불리는 홈시어터(Home Theater)시스템이 가전제품 유통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기존의 고가형 시스템에 이어 최근 초보자들을 대상으로 한 중저가형 상품이 쏟아지면서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신제품의 경우 물량이 달려 제품을 구입하려면 미리 예약한 뒤 길게는 한달까지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소니코리아 유정현 부장은 "최근 갑자기 수요가 늘면서 공급물량이 따라가지 못하는 형편"이라며 "국내 배정 물량을 늘리기 위해 일본 본사와 거의 매일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홈시어터는 지난해 본격 보급되기 시작해 15만대의 시장규모를 형성했고 올해에는 70% 이상 신장한 26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홈시어터 열풍은 전자제품매장의 모습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우선 기존 오디오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실제로 용산전자상가나 테크노마트 등 전자상가의 오디오 매장들 중 주력상품을 홈시어터로 교체하는 곳이 크게 늘고 있다.

테크노마트 관계자는 "최근에는 홈시어터 하나만 갖추면 CD를 듣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어 혼수용품 품목에서 오디오를 급속히 대체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비중이 역전되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거의 8대 2의 비율로 홈시어터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양판점.할인점의 저가공세에 위축됐던 백화점 전자매장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홈시어터의 인기 덕분에 대형TV 등 고가제품의 매출도 덩달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각 백화점들은 브랜드별 홈시어터 체험관을 설치하는 등 전자매장을 홈시어터 위주로 재편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초 AV 매장을 대폭 늘린 본점의 경우 PDP TV.DVD 플레이어 등 홈시어터 관련 제품의 매출이 전년에 비해 1백57%나 신장했다"고 밝혔다.

◇중저가품이 시장 주도=홈시어터는 보통 앰프와 DVD플레이어, 스피커로 구성된다. 스피커는 앞쪽과 뒤쪽 좌우 각각 2개, 영화대사 등을 전달하는 정면 스피커 하나와 저음을 재생하는 서브우퍼를 합해 총 6개다. TV는 별도로 장만해야 한다.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은 앰프와 라디오 튜너가 내장된 DVD 플레이어와 스피커로 구성된 일체형 상품이다.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초보자가 설치하기에도 어려움이 없고 가격도 기존 상품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이다.

매니어들이 선호하는 방식대로 구성부품을 따로따로 구입할 경우 괜찮은 앰프 하나 구입하는 데도 1백만원 이상 든다. 하지만 일체형으로 구입할 경우 60만~1백20만원이면 모든 구성품을 마련할 수 있다.

특히 국산보다 최고 3~4배까지 비쌌던 일본 브랜드들도 가격을 크게 낮추고 디자인을 향상시킨 신모델들을 속속 선보이면서 국내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전자상가에서 일체형 제품인 LG전자의 'DA-3530'과 소니의 'DAV-S300'등은 80만원 대에 구입할 수 있다. 인켈 앰프(RV6106)와 DVD플레이어, 3시리즈 스피커를 구입할 경우 1백20만원 대면 홈시어터를 구성할 수 있다.

◇어떤 제품 골라야 하나=무턱대고 가격이 비싼 제품을 고를 필요는 없다. 제품에 따라 가격이 40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미리 예산을 짜놓고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넷 쇼핑몰 Hmall 관계자는 "예산이 1백만원 이하라면 일체형을, 2백만원 정도라면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최적의 제품을 조합해 구성한 상품을 고려해 볼만 하다"고 조언했다.

설치장소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출력이 높은 제품을 찾는 것도 금물이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아파트의 경우 소음도 생각해야 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사용할 경우 출력이 1백W 이상이면 무난하다.

앰프나 DVD플레이어를 단품으로 구입할 때는 음향을 입체적으로 분리해 주는 DTS기능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업체별 무료 체험관을 방문해 미리 제품의 성능을 체크해 보는 것도 구입요령이다.

조민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