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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5집 앨범 낸 가수 박강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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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아픔을 가진 분들은 미사리로 오세요"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일대 카페촌이 중장년층에게 추억의 공간으로 자리잡은것은 90년대 중반 이후. 송창식, 양희은 등 1970-80년대 통기타 가수들의 노래를 직접 들으면서 식사나 차를 즐길 수 있는 곳이어서 부부나 연인들이 자주 찾는 명소로자리잡았다.

박강성(40)은 미사리 라이브 카페촌에서 가장 인기있는 가수로 꼽힌다. 미사리카페촌이 형성되기 시작한 초창기부터 이곳에 활동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 그에게 '미사리 라이브 왕자'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이곳에서 그가 누리는 인기를 짐작하게한다.

최근 5집 「노스탤지어」를 발표한 그는 "가수로서나 일상인으로나 극심하게 어려움을 겪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만든 앨범"이라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You & I'를비롯, '오랜 그리움' '흔적' '바람이 가져다준 이야기' '이 마음 모를 거야' 등 수록곡 대부분이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 느낀 쓰라린 마음을 달래며 부른 노래들이다.

그는 1982년 MBC 신인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가수로 데뷔했다. 그러나 가수활동 20년동안 발표한 앨범은 고작 5장. 80년대 중반에 옴니버스 앨범의 녹음에참여한 적이 있지만 오랜 무명 시절을 보내다 90년에 뒤늦게 솔로 데뷔앨범을 냈다.

마이클 볼튼이나 로드 스튜어트처럼 쉰 듯한 목소리에 애절한 느낌이 실린 그의음색은 시간이 지날수록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발표 당시에는 화려한 조명은 받지못했지만 데뷔 앨범에 실린 '장난감 병정'을 비롯해 '문밖에 있는 그대' '내일을 기다려' 등은 라이브 무대에서 꾸준하게 사랑받는다. 그에게 '스테디셀러 가수'라는또다른 별명이 붙은 것도 이때문이다.

그는 가수보다 작곡자로 이름이 더 알려졌는데 양수경의 데뷔곡이자 최대 히트곡인 '바라볼 수 없는 그대'를 만들었던 장본인이다. 그는 5집 앨범에 이 곡을 직접불러 수록했다. 자유자재로 곡을 이끄는 원작자만의 곡 해석에 호소력 짙은 블루스창법이 더해져 양수경이 부른 노래와 전혀 다른 맛을 낸다.

"오랫동안 최성수, 양수경과 같은 소속사에서 한식구처럼 지냈죠. 그러나 두 사람의 인기 그늘에 가려 무명가수로 설움도 많이 겪었습니다. 친구였던 최성수의 공연 포스터를 붙이러 다닐 때는 솔직히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죠" 90년대 중반까지 빛을 보지 못하던 그에게 느는 것은 술뿐이었다. 미래도 없고가난하기까지 했던 그는 사랑하던 여자와 헤어지자 죽음을 떠올렸다고 한다. 그 뒤도망치듯 서울을 빠져나와 경기도 청평 부근에서 라이브 카페 '장난감 병정'을 운영하며 5년여 동안 은둔생활을 했다.

"절망감 속에서 헤매다가 96년부터 교회를 다녔어요. 마음의 안정을 되찾으면서건강도 회복했죠. 스스로를 바꾸니까 세상이 달라져 보였고 욕심을 버리면서 노래활동에도 새로운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는 "새 앨범에 지난 몇 년 사이 되찾은 생활의 활력과 건강함이 담겨 있다"면서 "노래를 통해 힘들고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마음을 담아 그는 오는 6일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2001소년소녀 가장 돕기」라는 제목으로 공연한다. 이어 12월까지 창원, 대구, 여수, 부산 등을 차례로 순회하며 공연할 예정이다. ☎ 878-3519(매직랜드).(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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