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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있는 마을’이 부자 된다⑩·끝 대구시 달성군 마비정마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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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대구시 달성군 본리2리 ‘마비정 벽화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이 담벽에 그려진 그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해 국비 지원을 받아 마을을 단장한 이후 이곳에는 산골 마을 모습과 벽화를 보려는 사람이 한 달에 1만5000여 명씩 찾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 본리2리 속칭 ‘마비정 벽화마을’. 대구 대곡동 아파트단지에서 남쪽으로 4㎞쯤 떨어진 비슬산 자락에 있다. 35가구에 주민이 60여 명이 살고 있는 이곳은 시내버스가 하루 9차례만 운행되는 오지마을이다.

 하지만 마비정 마을은 요즘 산촌 관광 명소로 뜨고 있다. 최근 한 달 평균 관광객이 1만5000여 명에 이른다. 1일 오전 마비정 마을은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다. 어린이집 원아 10여 명이 시골집 담장 옆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40대 여성 4명이 꽃 그림과 그 위에 하트 모양으로 구멍이 뚫린 담장에 서서 프러포즈 장면을 연출하며 깔깔 웃었다.

 마을의 매력 포인트는 20여 가구의 담장에 그려진 ‘설치 벽화’다. 벽화에 그려진 개의 목 부분에 설치된 줄을 잡거나 담벽에 붙어 있는 지게를 진 자세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관광객 김주연(43·서울 이태원동)씨는 “벽화가 돌·흙으로 된 담벽을 그대로 살린 채 그려져 정감이 있고 생동감이 넘친다”고 말했다.

 벽화마을은 김문오(63) 달성군수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김 군수는 산촌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곳을 관광 자원으로 만들자고 직원들에게 제안했다. 마비정 마을 이름의 유래도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옛날 이 마을에서 한 장군이 화살을 쏴 말과 시합을 시킨 뒤 화살보다 목표 지점에 늦게 도달했다는 이유로 말의 목을 벴다. 마을 사람들이 이를 기리기 위해 ‘마비정(馬飛亭)’이라는 정자를 지었다.

 이 마을은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해 5월 공모한 ‘로하스 테마마을 조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달성군은 국비 등 11억원을 지원받아 벽화 그리기 등의 사업을 펼쳤다.

 관광객이 늘자 주민들은 소득사업으로 눈을 돌렸다. 10여 가구가 직접 재배한 참깨·콩 등 농산물과 두부, 팥죽 등을 만들어 팔아 월평균 100만∼500만원씩 매출을 올리고 있다. 달성군은 마을 옆에 내년 2월까지 농촌체험관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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