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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정치 통감한다|조재천씨 은퇴의 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민중당 의원 33인의 원내복귀직 후 공언했던 대로 민중당을 탈당, 정계일선을 은퇴한 조재천씨는 담담한 심경으로 앞으로의 개인생활설계를 하고 있다 했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치 못한 책임을 느끼고 정계를 물러서는 사람으로서 오직「국민에게 죄송할 뿐」이라고 했다.
『12일 성명서에서 밝힌바와 같이 한·일 문제로 사퇴서를 냈는데 그것이 비록 반환은 되었지만 끝내 실현시키겠다는 생각과 10여 년간 정계에 몸담고 있던 사람으로서 정치 및 정계가 오늘의 이 꼴이 된데 대해 일부 책임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정계은퇴 이유를 다시 밝혔다.
온건파 의원 33인 의원 복귀나 강경파의원들의 신당조직에 대해서『지금의 심경으로선 옳다 그르다 말하고 싶지 않다』고 조심스럽게 초점을 피하던 조씨는『나의 소신은 워낙 당 해체에는 반대였습니다. 각자의 정치적 진퇴는 개인문제이므로 각자의 판단에 따라야 할 것입니다』고 주를 달았다. 『나라에는 자칭·타칭 애국자도 많고 강경·온건론자도 많으나 어느 것이 진짜이며 어느 것이 가짠지 구별하기 힘들게 됐다』고 개탄하다가 얘기가 정부·여당에 미치자 약간 상기되는 듯-.
『월남, 기타 국제정세와 미국의 극동정책에서 저절로 굴러오는 반사적 이익을 얻어 어깨가 으쓱해진 정부가 무단 정치적 강압으로 만사가 해결된다고 생각을 하고 그런 생각을 고집한다면 정세의 상황에 따라 뜻하지 않은 차질이 생길 것을 경고해 둔다』고 일침을 놓았다.
『정치「테러」사건만 해도 그렇습니다. 범인이 누군지 천하가 다 짐작하는데 기교적으로 받아넘기는 것으로 체면을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보다 정직하고 성실한 정부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하고 야당의 정치적 자세에 대해서「집권해서 정강정책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겠지만 집권에 지나치게 조급한 나머지 정치투쟁의 전후를 전망할 여유도 없이 만사극한주의로만 돌진하다가는 스스로 진퇴유곡에 빠지는 것은 정당한 태도라 할수 없다. 정책대결을 중심으로 하고 온건·강경 전술을 병용해야만 국민의 신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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