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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법원 개원 2주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가정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법으로만 다루지 않고 후견인의 입장에서 미연에 방지하고 보호하고 해결하는 가정법원은 10월 1일로서 개원 2주년을 맞이한다. 그 동안 가장 많이 취급한 사건은 지난 1년과 다름없이 이혼 문제와 재산 상속, 그리고 소년 절도 문제. 사건 숫자가 약간 늘어났을 뿐이다. 이런 현상은 아직도 가정을 중심으로 생활하지 않는 부부와 동심의 욕구를 채워줄 수 없는 가난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가정법원 부장판사 이존웅씨는 말하고 있다.
이혼사건의 구체적인 원인은 남녀 모두 부정이 1위 그것은 상호간의 불신에서 시작한다. 작년 1년 동안은 비교적 만성적이고 고질화된 문제들인데 비해 이제는 새 사건들이 많아졌다.
대개 착실했던 남편의 변심은 아내가 참지 못한다. 울적한 심정에서 친구를 찾아간다. 친구는 으레 좋지 못한 방법으로 위로하게 마련이다. 극장구경이나 「댄스홀」등. 어떤 곳에서 남편 친구를 만난다. 사건은 여기서 시작된다. 자기의 잘못보다도 그러한 아내를 책잡아 남편은 역습한다.
가정불화는 사소한데서 시작되고 나쁜 친구가 큰 역할을 한다. 가정법원은 이런 일로 많은 시간을 보내고 고심한다. 2년 동안 홍일점 조사관으로 일해온 가정법원 노희환 여사의 말이다.
나쁜 친구의 영향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소년 범죄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절도범은 「배가 고파서」라는 이유를 든다. 「쇼윈도」나 가게 앞에 먹음직하게 늘어놓은 빵이나 과일은 시장기가 감도는 어린 동심에는 너무나 큰 충동을 준다. 자제심이 없는 소년들은 어머니를 조르기보다는 행동을 개시하는 것이 손쉬운 일이다. 이러한 이유가 전체 사건의 45%.
이렇게 재미를 들인 소년은 아편장이처럼 친구를 유혹한다. 친구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죄의식과 허전함을 채우려는 심사에서다. 친구의 권유로 절도를 시작한 것이 25%, 두 번째에 속한다.
이와 같이 사건들의 발생 원인이 본인 아닌 제 3자의 영향이 많은 것은 사회환경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가정법원에서 과학적인 조사와 권유로 조정하더라도 친척이나 이해 관계를 가진 제 3자의 종용으로 해결의 길이 막히는 수가 많다고. 이존웅씨는 당사자 주변의 사람들의 자각 있는 협조를 바라고 있다.
한가지 문제되는 것은 가정법원을 가볍게 한번 이용하자는 여성들의 인식부족이다. 마음속으로는 이혼을 한다든가 남편을 미워하지 않으면서 가정법원에 이혼조정을 신청하는 것으로 남편을 혼내주고 버릇을 고치려든다. 이런 경우 감정적으로 흥분한 남편은 의의로 사건을 크게 만드는 수가 많다. 우선 가정법원은 그처럼 간단히 남편의 버릇을 고치거나 혼내주는 기관이라는 인식은 고쳐져야겠다는 것이다.
64년9월1일부터 65년8월31일 현재 가사부에서 취급한 총 건수는 3천9백57건(작년도는 3천2백22건). 그중 해결을 본 것이 3천5백74건, 미해결이 6백84건. 이 중 이혼사건이 제 l위로 65%. 남자가 제의한 이유는 부정과 유기, 성격차이. 여자 측의 이유는 남편의 부정과 유기 그리고 학대와 폭력의 순서다. 이혼대상의 나이는 여자가 31세에서 35세, 남자는 41세에서 45세. 결혼해서 10년에서 15년 사이가 제일 많은 숫자를 나타내고 있다.
소년범죄는 64년9월1일부터 65년8원31일까지 총 건수 1만1천85건(작년도는 1만4백85건) 중 처리된 것이 1만3백77건. 미해결이 7백8건. 절도범이 80% 이상인데 그 원인은 빈곤이 45%, 친구관계가 25%, 가정결함이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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