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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날자, 한국 미술
며칠 전 큐레이터 이대형(35)씨를 만났습니다. 지난주 중앙SUNDAY 매거진 이슈였던 ‘한국 미술, 런던 습격사건’의 주인공입니다. 데미언 허스트를 키워낸 영국의 세계적인 컬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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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아버지의 필살기
필살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1990년대 이후 일본 만화영화나 게임에서 자주 쓰는 말이지요. 프로레슬러들이 경기를 끝내기 위해 사용하는 자신만의 기술을 지칭하기도 합니다. 피니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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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락한 도시 되살리기 좌파 우파 따로 없었다
네르비온 강변에 있는 빌바오 시청 건물은 중세시대 궁전을 연상시킬 만큼 아름답다. 이곳에서 빌바오의 도시 개조 스토리를 물었다. 백발에 흰 수염을 기른 시청 직원 마우로 운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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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짓고, 사람을 흐르게 하라
스페인 발바오 ‘현재는 과거를 밀어내지 않고, 과거는 현재를 미워하지 않는다’. 이른 아침,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네르비온 강가를 걸어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향하면서 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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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희의 유럽문화 통신]여성을 보는 ‘시대의 시선’
21세기에 들어서면서 럭셔리 문화가 바뀌었다. 부자들은 유명 브랜드 제품을 사용해 그들의 경제 능력을 과시하기보다는 자신의 몸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피트니스 센터에 등록하고 성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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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이와 비교하면 난 좀 비겁했네 앞에 나서 전통에 도전해 본 적이 없거든
3 다윈, 칼 세이건과 우주를 보다 “갈릴레이와 다윈 중에 누가 더 인류의 토대를 뒤흔들어 놓았는가?” 지난해 12월 영국의 한 과학잡지는 이런 얄궂은 질문을 던졌다. 지구가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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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리마다 성이요, 5리마다 곽’ 연암도 중국의 담이 궁금했다
연암 박지원 선생은 1780년 음력 6월 한양을 떠나 베이징(北京)으로 향한다. 청 건륭제(乾隆帝)의 칠순 잔치를 축하하기 위해 떠나는 사신 행렬을 따라서다. 약 2개월간에 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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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위의 생명들은 영혼의 뜻을 구현하는 우주의 아들
주돈이의 태극도(太極圖) 퇴계의 열폭 ‘성학십도(聖學十圖)’중 맨 첫머리에 실렸다. 영원의 중심에서 대극적 힘의 형성, 거기에서 펼쳐지는 생명과 자연의 세계를 간략하게 도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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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브 생 로랑 컬렉션’ 경매, 마티스가 가장 비싼 이유
1 ‘파리 이브생 로랑 경매에서 최고가를 기록한 마티스 그림. AP=연합 2월 말 파리에서 열린 이브 생 로랑 소장품 경매 최고 화제는 아편전쟁 때 약탈당한 청나라 청동상 두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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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밖 ‘외계인의 시선’이라니 윌슨, 자네는 말 짓기의 달인이야
『통섭』(최재천-장대익 공역·사이언스북스)=자연과학과 인문사회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지식의 대통합을 시도한 역작. 하버드대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지식의 큰 가지를 몇몇 공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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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강도들을 떨게 했던 ‘표국 무사’ 왕오
실존했던 황비홍(1847년생)보다 두 살 많았던 왕오(王五)는 베이징(北京)에서 이름을 떨쳤던 무술인이다. 황비홍이 광둥(廣東)을 중심으로 한 중국 남부에서 이름이 높았다면,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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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묻는다, 안다는 것은 무엇인가
지난해 초겨울 해인사에 강의차 갔다가 뒷산 깊은 속, 토기 굽는 가마에 들른 적이 있다. 머리를 뒤로 맨 도공이 설파하는 불의 표정에 대해, 그 분노와 사랑에 대해 일장 강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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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O뿐"
소암(素菴) 현중화(1907~97)는 평생을 ‘먹고 잠자고 쓰고’로 일관한 서예가다. 고향인 제주도 서귀포에 눌러앉아 자연을 벗 삼아 제자를 기르며 오로지 글씨 쓰는 일로 한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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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상의 달인
신문지가 여러 모로 쓸모 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몇 십 년 안짝 얘기입니다. 정육점 고기 포장지나 붓글씨 연습지로 쓰이던 신문지를 기억하실 겁니다. 신문지를 반듯하게 여러 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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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의 예술
일요일자 신문을 내고 나면 월요일쯤 이러쿵저러쿵 실린 글을 품평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1년 내 ‘윤광준의 생활명품 이야기’를 즐겨 읽었다는 한 애독자는 며칠 전, 그중 으뜸은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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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론’ 99호
학교 다닐 때 은사가 명심하라며 일러 주신 말씀이 이따금 떠오릅니다. 중학교 생물 선생님이 내리신 지침은 지금도 열심히 지키는 편이죠. 자주 다니는 곳이나 거리라면 어디든 급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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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세 번째 사랑
벌써 이십 몇 년 전 이야기입니다만, 어제 일처럼 선명한 장면 하나가 있습니다. 한 대학교 교양관 2층에 있던 암실(暗室)이 무대입니다. 시절도 딱 요맘때쯤이었지요. 대학신문사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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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 살아가는 힘
해마다 7, 8월 휴가철에 프랑스 샬롱과 오리악에서 열리는 ‘거리 축제’는 대표적인 거리극 잔치로 꼽힙니다. 1년 내 이때를 기다려온 전 세계 거리극 애호가들이 도시를 접수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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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보다 유연하고 영화보다 심오한…
건축가이자 시인인 함성호씨는 우리가 흔히 만화 대여점이라 칭하는 곳을 ‘만화당’이라 합니다. 어린 시절 그가 살던 동네에서는 금은방 부르듯이 다들 그렇게 불렀다는군요. 만화를 금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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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툼한 손바닥
바람이 삭삭 불거나 수제비 같은 눈이 내릴 때 생각나는 분이 있습니다. “무릎이 시릴 때는 꼭 도가니탕을 드세요. 영 먹기 싫으면 내 얼굴을 떠올리면서 약 먹는다 치고 한 그릇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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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이름’의 배우 박정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옛말로 보면 배우 박정자(66)씨는 손해 본 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여성 수난사’에서 꽤 큰 자리를 차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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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에 두 손을 모으고
사람 푼수를 헤아릴 때 오장육부를 빗댄 말이 많음은 인간이 살아 움직이는 데 내장이 그만큼 중요한 구실을 한다는 뜻이겠지요. 하는 짓이 줏대가 없는 자를 쓸개 빠진 놈, 실없이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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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건축가를 위하여
지금은 문화재청장으로 일하는 유홍준 선생이 미술평론가였던 몇 년 전에 한 얘기를 가끔 떠올립니다. 신문 문화면에 화가와 조각가의 전시회 소식이나 작품 비평은 실으면서 왜 건축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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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곡 쓰기 운동 본부
중앙SUNDAY를 창간호부터 보신 독자라면 장정일이란 이름 석 자를 기억하실 겁니다. 매거진에 ‘장정일이 만난 작가’라는 고정란을 반 년쯤 연재한 시인·소설가·희곡작가·책 평론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