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숨은 道人
지난달 87세를 일기로 김명근 교도님이 앉은채로 영(靈)을 날렸다는 소식이 전해왔다.거실에서 말씀을 나누시다 방으로 들어가신지 20여분도 못돼 방석위에 단정히 앉으신채 등을 벽에
-
이성복『겨울…』 홍윤숙『소금…』 정인수『아내…』
최근 발표된 시들 가운데 이성복씨의「겨울 비가」(『문학과 사회』여름) 홍윤숙씨의「소금과 설탕」(『현대시학』7월) 정인수씨의「아내를 위한 단장 12-억새꽃」(『시조시학』여름)이 돋보
-
조그만 친절에 인정사회"실감"
며칠전 학생들과 판소리 영화『서편제』의 단체관람 중 생긴 일이다. 영화가 시작될 즈음 할머님 몇 분이 학생들 좌석 가운데 자리를 잡게 되었는데 할머님들께서 관람에 곤란을 느끼시는
-
추석물가 강세 가계 "주름"
가족이 모두 서울에 살고 있어 우리 집은 끔찍한 귀성전쟁과는 상관없이 서울에서 조용히 추석을 준비하고 보냈다. 추석이라는 큰 명절답게 차례상 준비, 아이들 추석빔 마련, 친척들의
-
박영숙의원 신민당최고위원/44년만에 다시 가본 인상기
◎“내고향 평양 이게 아닌데…”/사람도 건물도 모두 회색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세상이 바뀌기 시작해 어머님·할머님·여동생들과 함께 고향 평양을 떠난것이 해방후 2년뒤인 47년 가을.
-
「잃어버린 얼굴」 찾아줍니다/인제의대 백병원 백세민박사
◎어느 성형외과의가 펼치는 “사랑의 인술”/전국돌며 「기형얼굴」3백명 수술 『잃어버린 얼굴을 찾아 드립니다.』 자신의 얼굴모습을 잃은채 심한 열등감과 고통속에 살아가는 전국 10만
-
"때론 남편이끌 이성 갖춰야지요"|대선4주자 부인들에게 들어본다
『정치얘기는 않고 다만 내조자로서의 얘기만 하겠다』는 단서를 일단 받아들이고 시작한 인터뷰였다. 전국적으로 대통령 선거유세열기가 한창인 즈음 청구동자택에서 김종필신민주공화▲대통령후
-
동교동반대로 「중앙청년위」구성 불발|JP의 정치재개 시사에 국민당서 술렁
전두환대통령은 23일 하오 충남도청에서 긴급수해대책회의를 주재한후 논산군의 수해현장에 도착, 비가 계속 내리는 가운데 약 2시간동안 침수지역을 시찰하면서 이재민들을 격려. 전대통령
-
이달의 시|성민화|김용택 시집『맑은 날』
오늘날 우리의 농촌 현실은 어떠한가 라고 물을 때 대뜸 주어지는 대답은 이럴 것이다. 즉 산업화의 급격한 진전과 한국자본주의의 특수한 성격으로 인해 농민의 소외, 농민층 분해, 농
-
아이들과 고향큰집에
방학이라 지루해 하는 애들을 데리고 증조할아버지 산소가 있는 고향엘 다녀 왔다. 그이의 사촌들 모임에서이번 방학에는 애들을 데리고 고향에 다녀오자고 제의한 것이다. 여러 곳에서 모
-
시댁을 다녀오며
매년 내가 다녀온 터라 올해도 시할머님의 제일을 맞이하여 그이에게 두아이의 식사와 그리고 학교 보내기 등등의 자질구레한 것까지 세심히 일러주고 2박3일의 계획으로 시골인 시부모님댁
-
고추장 담그기
지난 봄 시할머님께서 오셔서 만들어 주신 고추장이 비빔밥을 좋아하는 애들 아빠 덕분에 바닥이 나고 말았다. 한달 전쯤 이었나보다. 아침식탁에 고추장이 없다며 짜증을 내는 아빠에게
-
노모의 아들걱정
이웃집에 팔순이 가까와오는 할머님이 계신다. 그야말로 산 설고 물 선의로운 낙도에 그나마 오십에 가까운 아드님이 혼자서 자취하며 굶다 먹다 하는것이 안쓰러워 제대로 식사라도 준비해
-
『6·25』방심하면 그날의 비극 되풀이
6·25를 겪지않은 나로선 연중행사로 돌아오는 6·25는 한갖 이야기에 불과했었다. 어른들께서 말씀하시는 전쟁이야기는 들을적에만 찡하고 곧 잊혀졌었다. 그러나 귀순용사들의 이야기를
-
정금숙
우리가 사는 동네는 바로 산 근처다. 그 산 개울가 졸졸 흘러 내리는 도랑옆에 빨래터가 있다. 지하수를 쓰기 때문에 가뭄 탓인지 물이 달리는 것 같아 집에서 쓸 물만 받고 빨래는
-
막내 올케의 편지-이영선
친정 막내올케로부터 한통의 편지를 받았다. 『형님, 안녕하세요』로 시작되는 편지는 친정어머님보다 더 심금을 울려주고, 다정했던 친구보다 아기자기한 이야기를 덧붙여주는 고마운 글귀였
-
남편의 배냇저고리
유난히도 따사로운 어느 한낮에 아침 설거지를 마친 나는 풍선처럼 부푼 배를 어루만지며 이제 곧 태어날 우리아기의 꿈이나 꿀까 하고 낮잠을 자려고 마루에 누웠는데, 안방에 계시던 시
-
목숨
4년전의 여름은 몹시도 더웠다고 한다. 그러나 나는 그 무더위를 전혀 느끼지 못하고 지냈다. 너무나 절박하고 기막힌 상황이 기후에 대한 감각을 완전히 마비시켰던 까닭인가. 아흔이
-
「중앙문예」희곡 입선작/띠뱃놀이=유현숙작 (중)
황노인-그 시답잖은 소리 그만둘 허고 어서 시작혀야것어. 장선주-뭣들 허는거여. 황노인-앉는 순서도 잊었어. 장선주-다들 뒤로 물러서 황노인-내 앉고나면 그뒤로 앉어. 장선주-오랜
-
섬기려 하나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수욕쟁이풍부지하고 자욕양이친부대로다.(나무가 조용 하려 하나 바람이 멈추어주지 않고 자식이 부모를 섬기려 하나부모가 기다려주지 않는다.) 이 구절은 얼마 전 할머님 산소에 다녀오신
-
드라머
□…MBC-TV『전원일기』(23일 밤7시40분)=「족보」갓에 두루마기차림의 종친회 종부를 맡은 김종사가 김회장집을 찾아온다. 어머니가 할머님방으로 안내하자 큰 절을 한후 자신이 김
-
"핵가족은 어떨까…"맏며느리의 공상
서른 세 해를 맞던 그날 밤. 해마다 TV를 통해서 보던 보신각의 타종소리를 외면한 채 만두를 빚다 말고 추운 밤 혼자 마당에 섰었다. 눈이라도 펑펑 내릴 것이지 하며. 하늘 가득
-
비장의 솜씨…우리집「설날음식」여류5명의 자랑을 들어보면
지난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한해를 맞는 설날에는 집집마다 오붓하게 모인 가족들과 세배손님으로 주부들의 음식솜씨가 한층 풍성하게 펼쳐진다. 닭고기떡국·꿀전병·굴전골등 여류 5명이
-
이파트촌 벤치에 혼자앉은 할머니
『그리루 가면 뭐가 있누?』 저녁 찬거리를 사들고 부리나케 아파트의 마당으로 들어서는 내게 마당 한편의 나무의자에 앉아 계시던 할머니가 물어 오셨다. 『네. 가게들도 있고요,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