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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당·황순원 문학상] 시 - 정진규 '내장산 단풍'
그럴만한 세월이었지 내 안 어디에나 숨어있는 너를 내가 짚어 내기 시작하면서부터 그토록 꼬리를 감추던 네가 全身(전신)으로 돌아서 달려드는 게 두렵다 충만은 언제나 소멸을 예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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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詩)가 있는 아침 ] - '몸詩(시)52-새가 되는 길'
정진규(1939~ ) '몸詩(시)52-새가 되는 길' 부분 (생략) 나는 십 년이 넘게 도봉산 화계사 절 밑 마을에 살고 있다 새들과 말하고 싶지만 나는 십 년이 넘게 한 마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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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詩)가 있는 아침 ] - '불행'
신달자(1943~) '불행' 전문 내던지지 마라 박살난다 잘 주무르면 그것도 옥이 되리니 행복은 우리를 게으르게, 교만하게, 어리석게 하지만 불행은 지혜의 태반이라지. 손등과 손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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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정현종 시인 4년 만의 신작
가을의 한복판이다. 하늘은 높고 단풍은 눈부시다. 중견 시인 정현종(64.사진)씨는 이맘 때 어떤 느낌이 들까. 그는 일단 목청껏 노래를 부른다. "나는 술잔을 앞에 놓고/한국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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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둥근 밀떡에서 뜨는 해'
둥근 밀떡에서 뜨는 해/김길나 지음, 문학과지성사, 5천원 '새벽 날개'(1995) '빠지지 않는 반지'(1997)에 이은 시인의 세번째 시집. 시인은 서시(序詩)에서 자신의 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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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선 추모 시화집 한정판 출간
"나 죽어/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해도//저 물 속에는/산 그림자 여전히 혼자 뜰 것이다"이렇게 '나 없는 세상'이란 시만 남겨놓고 이성선 시인(사진)은 2001년 5월 4일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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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종기 '길' 外:詩를 향한 운명적 유랑의식
시인 마종기의 생애는 '시인'으로서의 삶을 배반해 온 것처럼 보인다. 그는 시인의 일용할 양식이자 무기인 '모국어'가 변방의 외국어가 되는 외국에 거주해왔다. 이 때, 그의 모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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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들 작품 대약진 시인 참여도 늘어 뿌듯
고등학생들의 작품이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응모된 작품 중 30%가 넘고 있으며 그 질적 수준도 만만치 않다. 참신한 얼굴이 시조단에는 절실하게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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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바가지엔 맑은 물 담아도 똥물일 뿐" : 조계종 11대 종정 法傳스님 인터뷰
"지극한 삶을 사는 이엔 지위와 이름이 없어… 宗正돼도 본바탕은 변함없어" "공부하다 죽을 각오로 살아야… 군인에겐 戰死가 영광이듯 수행자는 정진하다 죽어야 떳떳" 경 남 합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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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달빛에 마음을 내다 널고 쪼그려 앉아 마음에다 하나씩 이름을 짓는다 도둑이야! 서로 화들짝 놀라 도망간다 마음 달아난 몸 환한 달빛에 씻는다 이제 가난하게 살 수 있겠다 -이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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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제사제도를 바꾸자
우리 사회 풍습의 하나인 제사제도에 대한 여성계의 불평은 많이 들어 알고는 있었으나 박미라씨가 기고한 '며느리를 위한 詩를 읽으며'를 읽고 충격을 받은 남성은 나만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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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세상] 대학로서 열린 시제
대학로에 갔습니다. 그러잖아도 젊음의 거리에 막 찾아온 봄이 '나 보기에 어떻느냐' 고 묻고 있었습니다. 나에게 봄을, 청춘과 낭만, 청운의 꿈, 눈썹에 어른거리는 햇살처럼 화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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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세상] 대학로서 열린 시제
대학로에 갔습니다. 그러잖아도 젊음의 거리에 막 찾아온 봄이 '나 보기에 어떻느냐' 고 묻고 있었습니다. 나에게 봄을, 청춘과 낭만, 청운의 꿈, 눈썹에 어른거리는 햇살처럼 화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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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이성복 '서시'
간이 식당에서 저녁을 사 먹었습니다 늦고 헐한 저녁이 옵니다 낯선 바람이 부는 거리는 미끄럽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당신이 맞은편 골목에서 문득 나를 알아볼 때까지 나는 정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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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상희구 '하지' 중
모란 모란 큰 꽃송이들이 천천히 벙그는 것이 보이더니 우산처럼 점점 커지면서 와락 내 얼굴을 덮어버려 꽃향에 취하니 생아편 같은 낮잠은 끈끈한 침으로 흘러 뒷마루 늙은이들의 듬성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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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단종 '자규시'
나는 한마리 궁궐을 쫓겨난 원통한 새 짝지을 그림자도 없는 외로운 몸 산속을 떠도네 잠 못드는 밤이 가도 밤이 와도 잠은 오지않고 한(恨)맺힌 해가 가고 해가 와도 한은 끝이 없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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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그물로 건진 삶의 서정-김명인 새 시집 '길의 침묵'
"친구가 실직을 하였다,나이 쉰에/달린 식솔이 넷,무얼 먹고 사느냐고/새해 들어 첫눈 내리는 날,/사막 건너로부터 기별이 왔다,한 장 담요를/허공에 띄우는/그들식의 아라비안 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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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 지도가 바뀐다] 영남대 인문학파 선학들
지금 영남대에 머물며 인문학의 맥을 잊는 지식인들이 있는가 하면 한때 영남대에 몸 담았거나 정년퇴임을 한 지식인들 또한 영남대 인문학파의 인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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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호의 세상보기] 詩로 문 여는 정계개편
한국 정치에서 99년 늦여름처럼 정계개편을 위한 정중동 (靜中動) 의 움직임이 노골적으로 (?) 드러난 적도 드물다. 당마다 제2창당이요, 파 (派) 마다 세력형성이다. 입당파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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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의 북한탐험]25. 상팔담의 푸른눈빛
코끝에 힘을 주어야 한다. 오래 살아온 사람들의 말이다. 이런 말을 처녀로부터 들으며 숨찬 쇠사다리를 타고 오른다. 일본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川端康成) 는 식민지 조선의 무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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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성동씨 처녀시 11편 발표
'스물 몇 살 때 였던가 어느 절 집에서 였던가/외마치 장단따라 道場釋할 때면/손곧추며 따라돌던 아낙하나 있었지/사변통에 자식 잃고 반실성을 했다던가/뒤꿈치든 수눅 위로 떨어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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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신광수 한시 '귀가'
반년은 서울에서 나그네 신세 집에 내려가니 회포 새삼스럽구나 기다리는 자식들이야 그대로인데 베 짜던 아내 보이지 않누나 함께 살아온 가난 한스럽거니와 무정하기는 저승 귀신으로 가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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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르기 10분전…무대뒤 '천태만상'
화려한 무대, 눈부시게 쏟아지는 조명….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이 지켜보는 무대는 예술가로 쌓아온 명성과 경력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는 삶과 죽음의 갈림길, 처절한 생존경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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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교수 방북인상기]하.묘향산의 문화유산들
북한의 문화유산 답사를 남북한 양 당국에 신청할 때 우리는 전후 3차에 걸쳐 45일 정도 실시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그것은 한 차례 답사를 보름 이상 넘기게 되면 능률이 떨어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