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서령의 家] 시인 조은의 사직동 14평 전셋집
家를 연재한 지 어느덧 일년이 지났다. 지내놓고 보면 세월은 늘 너무 빨리 흐른다. 그간 집 취재를 다니면서 매번 환호하고 흥분했다. 그러나 정작 연재를 끝내면서 바로 이 집! 최
-
[김서령의 家] 김영작 교수 구기동 한옥
저게 봉황인가? 봉황이라기엔 눈이 너무 크고 순한 새가 물받이 홈통 부분에 커다랗게 날개를 펴고 붙박여 있다. 모서리마다 한 마리씩 세 마리. 표정과 모양과 날갯짓이 자꾸 봐도
-
[김서령의 家] 최하림씨 양평 집
시인 최하림이 문호리에 새 집을 지었다. 시인이란 이름 앞에 '가난한'이란 수식어를 붙이는 게 퍽 어울렸던 최하림이 이제 그 수식어를 떼버려야 하게 생겼다. 이렇게 집이 좋아서야
-
[김서령의 家] 하영휘씨의 가회동 옥선관(玉仙觀)
역사학자 하영휘 선생은 서울 종로구 가회동 한옥 골목 안에 48평짜리 낡은 집을 10년 전에 샀다. 조붓한 골목 안에 고만고만한 한옥들이 처마를 맞대고 있는 동네였다. 1992년
-
[김서령의 家] 화가 박태후의 나주 죽설헌
"내가 죽으면 수장을 하라고 할 거예요, 나무 수(樹)자 수장. 몸을 땅에 묻고 그 위에 은행나무를 한 그루 심는 거지요" 숲길을 걸으면서 죽설헌 주인이 말했다. "하필 왜 은행나
-
[김서령의 家] 농암 이현보 17대손 이성원씨 긍구당
이번엔 안동이다. 집을 말하면서 어찌 안동엔 내려올 생각을 않느냐는 꾸지람 겸 초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풍기를 지나 봉화를 거쳐 청량산을 끼고 돈다. 시루떡 같은 암벽에 넋을 놓
-
[김서령의 家] 지구 곳곳 20년 유랑인생 늙은 집은 그를 기다렸다
홍제동에 섬이 있다. 삼각형 두개를 잇댄 형태의 섬이다. 이곳의 항공사진실은 바로 옆 아파트 18층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나는 집주인이 당호에 재(齋) 아닌 도(島)를 쓴 이유를
-
[김서령의 家] 서울 서오릉 윤영주씨 집
무엇을 짓느냐가 아니라 어디에 짓느냐가 문제, 라고 말한 사람은 건축가 김수근이다. 집의 구조나 크기보다 더 중요한 것이 그것이 놓일 환경이라는 말일 게다. 서울 광화문 이탈리아
-
[김서령의 家] 우리茶 연구가 이연자씨의 우이동 문수원
▶ 액운은 막고 행복은 담고. 참 오랜만에 만나는 성주단지다. 어릴 적 안방 시렁 위에는 쌀을 담아 창호지로 봉해놓은 성주단지가 있었다. 어른들은 성주가 집안의 안녕과 화복을 맡고
-
[김서령의 家] 작가 송혜근의 혜화동 조린헌 (照隣軒)
▶ 김효만은 가로가 긴 직사각형 창을 유난히 선호한다. 그가 지은 살림집 벽면에는 늘 좌우 길쭉한 채광창이 나있다. 열리지 않는 이 창은 그대로 바깥풍경을 담는 기분좋은 그림틀이
-
[김서령의 家] 김상신씨의 부암동 중심서원
서울은 산의 도시다. 어느 동네에 가 봐도 산이 마주 보이지 않는 마을이 별반 없다. 눈앞에 마주선 산이 은연중 우리를 어루만진다. 산이 없었다면 서울 사람들은 그간의 과밀과 과속
-
[김서령의 家] 전남 담양 송일근씨 '허허공방'
미국 뉴저지에 이민가 사는 독자 김혜경씨가 e-메일을 보냈다. 자기가 고국에 숨겨 두고 떠난 마음 속 비밀의 화원을 소개하겠다고, 거기 가면 인간문화재 같은 부부가 산다고. 농사를
-
[김서령의 家] 김장복 교수의 강화도 미제루
스무살짜리 대학1학년 처녀들이 등산을 갔다. 거기서 한양대 건축과 학생들 한 팀을 만났다. 나중에 어른이 되어 집을 지으면 설계를 맡아주기로 장난스런 약속을 했다. 잊혀진 듯했던
-
[김서령의 家] '노는 사람' 이상철씨의 장흥 토담집
자그만 흙집이 숲 사이에 묻혀 있다. 울도 담도 없는 집이다. 지나가는 길손이 방문을 열어봐도 주인은 놀라지 않는다. 되레 지나는 사람에게 차 한잔 하고 가라고 불러 앉히기 일쑤다
-
[김서령의 家] 그 집의 인테리어는 '허허로운 정신'
분명 서울 인근인데 집 앞에 주인 없는, 아니 아무도 소유를 주장할 수 없을, 호두나무가 한 그루 서있다. 대문 곁에는 제법 속이 든 배추밭도 보인다. 손톱만한 나비 한 마리가 배
-
[week& life] 김서령의 家
텃밭을 가꾸는 사람은 드물지 않다. 그러나 자신이 어릴 때 어머니 심부름으로 고추를 따오던 텃밭을 여태도 가꾸고 있는 사람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와선재(蝸善齋)'의 주인 최환
-
[week& 라이프] 김서령의 家
비오는 날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제대로 들으려고, 아니 그보다 뒤뜰에 선 대추나무에서 대추 떨어지는 소리를 본격적으로 들으려고 굳이 지붕을 함석으로 이은 집이 있다는 소문이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