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오피스텔 … 분양가 ‘콧대’ 낮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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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부동산개발업체인 한토씨앤씨가 16일 견본주택 문을 열고 분양에 나선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상암 스튜디오 380 오피스텔. 이 오피스텔 분양가(이하 계약면적 기준, 부가세 포함)는 3.3㎡당 평균 1040만원이다. 상반기 인근에서 C건설이 분양한 단지(3.3㎡당 평균 1130만원)보다 3.3㎡당 90만원 싸다. 한토씨앤씨 김상욱 대표는 “마포구는 물론 서울에 오피스텔 공급이 많고 미분양이 적지 않아 분양가를 낮췄다”고 말했다.

 부동산개발업체 리엠블루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이달 초 청약을 접수한 트리플 리엠 당산 오피스텔 분양가(3.3㎡당 평균 1000만원)를 앞서 인근에서 나온 단지보다 20% 정도 내렸다. 지난달 신영이 서울 강남구 강남보금자리지구에서 분양한 지웰홈스 오피스텔 분양가는 3.3㎡당 평균 1110만원으로 강남지구에서 앞서 분양한 단지보다 싸다. 대우건설도 8월 경기도 분당신도시에서 앞서 분양한 단지보다 분양가를 낮춰 분양했다.

 오피스텔이 ‘착한 분양가’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신규 분양 오피스텔 분양가가 앞서 분양한 단지보다 낮아지고 있다. 계속 오름세를 보이던 오피스텔 분양가가 낮아지는 것은 비슷한 지역에 한꺼번에 분양되면서 경쟁이 치열한 데다 공급 자체도 많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건축허가를 받은 오피스텔은 252만5000㎡(871동)로 지난해 같은 기간(112만4000㎡, 479동)보다 125% 늘었다.

 지난해에도 2010년에 비해 134% 증가한 293만7000㎡가 건축허가를 받았다. 게다가 오피스텔과 투자·임대 수요가 겹치는 도시형생활주택 공급마저 급증세다. 특히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의 절반가량이 서울에 몰려 있다 보니 서울을 중심으로 분양가 인하가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리엠블루 이정호 대표는 “1~2인 가구를 겨냥한 주택이 봇물을 이루면서 임대료가 하락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 등을 감안해 적정 임대수익을 낼 수 있는 분양가를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전용률(계약면적 대비 전용면적 비율)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트리플 리엠 당산의 전용률이 52.6%로 T건설 단지(46%)보다 오히려 높다. 지웰홈스도 47% 수준으로 앞서 나온 단지와 비슷한 수준이다.

신영 채정석 이사는 “전용률에 따라 향후 임대 수익률이 달라지므로 계약자 역시 분양가 못지않게 전용률에 많은 신경을 쓰기 때문에 분양가를 내렸다고 해서 전용률을 낮출 수 없다”고 말했다.

 당분간 서울을 중심으로 오피스텔의 분양가 인하 바람이 더 확산될 것 같다. 당장 쌍용건설과 대우건설은 각각 서울 용산구 동자동과 강동구 천호동에서 분양 예정인 오피스텔 분양가를 앞서 나온 단지보다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내년에도 서울에서 오피스텔 분양이 대거 예정된 데다 임대수요마저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통계청 분석 결과 오피스텔의 주임차인인 20~30대 직장인 비중은 2010년(30.1%)을 정점으로 계속 줄어 2015년에는 26.6% 수준으로 낮아진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수익형 상품의 특성상 임대료가 내리면 수익률이 낮아지므로 분양가가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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