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유전자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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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오래 사는 삶이 점점 더 가까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한 과학 전문지에 기고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장수와 관련된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는 염색체를 규명해 냈다고 한다.

장수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간의 4번 염색체는 1백-5백개 정도의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보스톤 소재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 센터의 토마스 펄스 박사는 1백세가 넘어서까지 건강하게 사는 노인들이 많은 것을 보고 장수의 유전적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펄스 박사는 유전적 영향 없이 장수할 수 있는 예외적인 가능성을 가진 경우는 20명중 한명 꼴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4번 염색체의 위치 규명만 이루어 낸 상태다. 다음 단계는 장수와 관련된 유전자를 정확히 밝히는 것이 될 것이다. 연구팀은 또 특정 유전자가 어떻게 인간의 장수에 기여하는지 그 원인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펄스 박사와 보스톤 아동병원 유전자 연구원인 루이스 쿤켈씨는 "이 연구는 1백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이 유전적으로 갖고 있는 인자를 만들거나 노화를 막는 신약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설명했다.

펄스 박사는 또 "우리는 젊음의 원천을 찾으려는 것이 아니라 노화의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분야의 대다수 연구자들은 인간의 노화에 약 1천개의 유전자가 관련된 것으로 추정해 왔다. 이에 반해 이번 연구는 단 몇개의 유전자들만이 노화에 영향을 준다고 주장한다.

연구팀은 형제자매가 모두 장수를 누리는 1백37쌍의 장수노인 유전자를 이용해 동기쌍연계(sibling-pair linkage) 연구를 수행했다. 이를 통해 형제자매가 공통적으로 많이 가지고 있는 있는 염색체들의 위치를 규명했다.

이 연구에 이용된 표본은 일단 그 대상이 98세 이상이어야 하고, 또 91세 이상의 남자 형제나 95세 이상의 여자 형제가 있어야 하는 두 가지 조건을 동시에 충족시킨 경우로 한정했다. 연구 결과 4번 염색체가 현저한 장수 경향을 보이는 유전 물질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장수 유전자의 규명은 노화 과정에 중요한 세포 반응 연구의 초석이 된다"고 설명했다. 펄스 박사는 "이 연구는 최초로 인간을 이용해 인간 수명에 특정 역할을 하는 유전자들을 찾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아동병원과 하버드 의대,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 센터, 하워드 휴스 의료협회, 화이트헤드 협회, 루트 거스 대학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또 하워드 휴스 의료협회, 엘리슨 의료재단, 알츠하이머 협회, 미국노화연구연맹, 노화연구연합, 노화연구협회, 국립노화협회, 은퇴연구기금 등이 연구비를 지원했다.

연구 결과는 이번주 미국 국립과학학회 회보에 발표된다.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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