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전자책 전용 단말기 – hiebook [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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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북은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한글이 지원되기 때문에 특별한 설명서 없이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기능이나 성능면에서도 사용하기에 불편함이 없었고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하이북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두껍고 무거운 책 여러권의 내용을 간편히 저장하여 들도다니면서 볼 수 있다는 점, 마찬가지로 여러권의 책과 테이프 그리고 카세트 플레이어가 필요없는 오디오북 기능이다.

단지 그 횟수는 적지만 사용중 시스템 다운현상, 디스플레이 패널의 빛의 반사가 심해 빛이 밝은 곳에서는 보기가 불편하다는 점, 그리고 배터리 덮개 등의 외형이 외부 충격에 약해 보인다는 점이 아쉬웠다. 시스템 다운현상은 극히 미미한 현상으로 메모리가 많이 필요한 기능(예를 들면 오디오북) 사용시 발생하는 것 같다.

이때는 간단히 제품 뒷면의 Reset 버튼을 눌러주면 해결된다. 하이북 테스트 시기는 제품 공식 출시일 이전이므로 제품에 약간의 버그가 있을 수도 있다는 하이북 회사 관계자의 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하이북은 전자책 전용 단말기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그 외의 부가기능 등의 첨가로 인해 복합성 다기능 제품인 셈이다.

전자책은 지난 해부터 MP3처럼 상당한 주목을 끌던 신기술이었지만, 그 활로를 찾지 못하고 침체기에 빠져 있었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전자책을 볼 수 있는 단말기가 없었던 것이다. 전자책은 디지털 파일로 제작된 컨텐츠로 지금까지는 전자책을 보려면 PC에 전용 소프트웨어를 깔아야지만 볼 수 있었다. 언제든지 들고 다니면서 볼 수 있는 책의 장점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최초로 전자책 전용 단말기가 출시되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전자책 전용 단말기 시장이 활성화 되려면 아직 많은 문제들이 남아있다. 우선 전자책 컨텐츠가 더 늘어나야 할 것이고, 출판사와의 저작권 문제, 솔루션 표준화, 그리고 강력한 경쟁 상대인 PDA와의 싸움에서 이겨야만 한다.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가장 어려운 점은 역시 PDA와의 경쟁이다. 현재 PDA는 막강한 마케팅력을 통해서 어느 정도의 시장 형성이 된 셈이다. 물론 전자책 전용 단말기와 PDA의 주용도는 다르지만, 두 기기 모두 상대방이 갖고 있는 기능들을 어느정도 공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PDA 업계 역시 전자책 솔루션을 탑재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전자책 전용 단말기가 얼마나 시장을 형성할 지는 좀더 두고볼 일이다.

임정준
자료제공:pcbee(http://www.pcb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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