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챔피언십] 날씨와 러프가 우승 열쇠

중앙일보

입력

올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은 무더운 날씨와 길게 자란 러프가 우승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4대 메이저대회는 저마다 특색 있는 코스에서 펼쳐지는데 마스터스는 러프가 없는 대신 그린이 딱딱하고 빠르며, US오픈은 길고 험한 그린에 러프와 벙커의 배치가 최악의 조건을 갖췄고 링크스코스에서 열리는 브리티시오픈은 깊은 러프와 벙커는물론 험한 바닷바람과도 싸워야 한다.

반면 PGA챔피언십은 벙커가 험한 편이 아니고 그린도 부드러워 코스 조건이 비교적 좋지만 고온다습한 기후와 함께 길게 자란 러프가 늘 골퍼들의 애를 먹여왔다.

20년만에 다시 대회가 열리는 애틀랜타어슬래틱클럽의 하이랜즈코스(파70. 7천213야드)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이곳에서 개최된 81년 대회에 참가했고 지금은 스포츠전문방송 ESPN의 골프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앤디 노스는 무덥고 습한 날씨와 이른바 '버뮤다 러프'로 불리는 깊은 러프를 '우승의 열쇠'로 주저없이 꼽았다.

4라운드 내내 살인적인 무더위와 습도, 그리고 폭풍우와 번개의 어려움을 겪어야 하고 이러한 기후에 맞춰 보통 8㎝ 이상 자라나는 버뮤다 잔디가 최악의 러프를 경험하게 해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81년 대회에서 단 3명의 선수들만이 언더파로 경기를 마친 것도 바로 이러한 최악의 기후 조건과 러프 때문이라는 것. 더위에 지치고 끈적끈적한 바람에 짜증이 나는데다 천둥과 번개로 경기도 자주 중단되기 때문에 선두들은 감각을 잃기 마련이다.

또 러프에 공이 빠질 경우 보기 이하의 스코어가 날 확률이 높은데 파4인 1번홀부터 3번홀까지가 그렇고 특히 마지막 18번홀은 러프를 조심하지 않으면 낭패를 보게 된다는 게 노스의 분석이다.

결국 이번 대회는 미국 남부 특유의 기후와 자연 조건을 이겨내는 선수에게 우승컵이 돌아갈 공산이 크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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