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에도 수출 넉달 만에 증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수출이 넉 달 만에 소폭이나마 증가세로 돌아섰다. 세계 경기 침체와 원화 강세라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선전한 셈이다.

 1일 지식경제부의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0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2% 늘어난 472억 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은 434억 달러로 1.5% 늘었다. 무역수지는 38억 달러 흑자였다. 하루 평균 수출액도 20억5000만 달러로 올 들어 9월까지 하루 평균 수출액(19억9000만 달러)을 웃돌았다.

 세계 경기 침체로 주요국의 수요가 부진하고 교역도 활발하지 못했지만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중국으로의 수출이 늘어난 덕분에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설 수 있었다. 아세안과 중국으로의 수출은 각각 21.1%, 5.7% 늘었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석유화학·정보기술(IT) 쪽이 괜찮았다. 1년 전보다 석유제품(27.7%)·무선통신기기(18.6%)·석유화학(6.9%)·반도체(6.7%) 수출이 많이 늘었다. 반면 자동차(-3.5%)·철강(-10.7%)·선박(-29.7%)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경부는 4분기 수출이 완만하게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진현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지난해 4분기에 수출이 저조했기 때문에 그 기저효과로 올해 4분기는 좋아지겠지만 내년 1분기가 어떨지는 견해가 엇갈린다”고 말했다.

 하루 전에 발표된 실물 경기지표인 9월 산업활동 동향도 모처럼 상승세였다. 9월 광공업생산은 전월 대비 0.8% 오르며 넉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5.2%로 8월보다 1.5%포인트 올랐다. 소매판매(1.5%)와 설비투자(6.2%)도 한 달 전보다 나아진 모습이었다.

 실물지표가 약간이나마 호전되면서 정부가 주장했던 ‘3분기 경기 바닥론’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3분기에 경기가 바닥을 찍고 4분기부터 좋아질 것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었다. 그러나 세계경제가 예상보다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여전하고 국내 소비·투자심리 위축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3분기 바닥론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