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오른 증시…전문가들 의견 엇갈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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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반등에 따른 신기루인가, 대세 상승의 신호인가 - .

한동안 꿈쩍않던 증시가 이틀 연속 급등하면서 종합주가지수 570선에 육박하자 전문가들 사이에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 급속히 번지는 낙관론=많은 증시 전문가들은 500선 언저리에서 진바닥을 확인했다면서 '추세 반전' 과 '대세상승' 을 거론한다.

미 증시도 1분기 기업실적 발표 때보다 2분기 발표 때 시장 충격이 적었던 만큼 증시는 악재보다 호재가 힘을 발휘하는 강세장으로 서서히 진입하는 국면으로 파악하고 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지금은 기술적 반등과 추세 전환의 중간점에 놓여 있다" 며 "510~550선에서 바닥을 다진만큼 8~9월 중에 상승국면으로 전환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낮은 금리도 주식시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4%대로 떨어지자 시중 여유자금이 증시를 기웃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6백선까지는 기관 투자자들이 뒷짐을 지고 있겠지만 이 선만 넘어서면 기관들이 달려들고, 시중 자금도 몰려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고 말했다.

동양증권 허재환 연구원은 "기술적으로도 지난 1일 거래소와 코스닥 모두 2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했다" 며 "특히 그동안 거래량 조정으로 악성 매물이 대부분 정리됐다" 고 말했다.

◇ 고개 숙이지 않는 비관론=경기회복 등 펀더멘털(기초 요인)이 뒷받침되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상승론' 은 희망사항에 불과하다고 말하는 전문가도 많다.

지난 4월 상승장에서는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못하다는 것이다.

대우증권 투자전략팀 이종우 연구위원은 "시중에 풀려 있는 자금을 증시로 끌어들일만한 동인(動因)이 별로 없어 추세 전환이 이뤄지기 힘든 상황" 이라며 "경기회복.기업실적 개선등근본적 문제가 먼저 해결되야 한다" 고 주장했다.

또 외국인들의 매수가 삼성전자, 국민은행 등 일부 우량 종목에 집중되고 있어 폭넓은 상승세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 이정호 연구위원은 "현 상승세는 반도체 가격 안정과 막연한 수급개선에 대한 기대감에서 비롯된 기술적 반등일 뿐" 이라며 "펀더멘털 개선에 따른 본격적인 상승장은 내년 이후에나 나타날 전망" 이라고 진단했다.

교보증권 김정표 책임연구원은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세를 유발할 만한 요인이 나타나고 있지 않아 상승세는 단기간에 그칠 것" 이라고 내다봤다.

이철호.김현기 기자 news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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