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형 서면답변서 청와대 행정관이 대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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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 의혹사건 특별검사팀(특검 이광범)은 이 대통령의 큰형 이상은(79) 다스 회장을 31일 오전 10시 소환 조사한다고 밝혔다. 특검팀 관계자는 29일 “이 회장을 당초 30일 소환하려 했으나 이 회장 측 사정으로 소환 날짜가 하루 미뤄졌다”고 말했다. 이 회장 측은 협심증과 당뇨병 등 건강상 문제를 이유로 출석을 연기했다.

 특검팀은 이 회장이 시형(34)씨에게 줬다는 현금 6억원의 성격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 측은 “평소 사업을 위해 1000만원, 2000만원씩 모아 갖고 있던 돈 중 일부”라며 “집 붙박이장을 개조해 현금을 보관해 왔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또 시형씨가 앞서 검찰 조사 때 제출한 서면답변서를 직접 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돈 전달 과정과 매입의도 등 사실관계를 재차 확인 중이다. 시형씨는 당시 자료를 찾지 않은 채 기억에 의존해 구두로 설명하고 이를 청와대 행정관이 받아 적어 서면답변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형씨는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해 5월 20일 먼저 차용증을 써 큰아버지인 이 회장에게 건넸다고 진술했다. 차용증을 받은 이 회장이 서울 구의동 자택에서 6억원을 돈가방 3개에 나눠 담았고, 부인 박모씨가 24일 이를 찾으러 온 시형씨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특검팀은 사저 부지 거래를 지휘한 김인종(67) 전 청와대 경호처장과 김백준(72)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도 이번 주 중 소환할 방침이다.

심새롬·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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