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종, "만화까치, 바로 그 모습입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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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깔끔하고 도시적인 역을 많이 맡았는데요, 이번엔 거칠고 고독한 남자로 변합니다. 이현세 만화의 단골 주인공인 까치를 떠올리면 됩니다. "

26일 서울 테크노마트 촬영 현장에서 만난 김민종(30.사진) 은 까실까실한 머릿결마저 만화의 까치와 흡사했다.

8월 1일 시작할 SBS 수.목 드라마 '수호천사' 에서 그가 맡은 하태웅역은 음료회사 회장의 숨겨진 아들.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오다 회장인 아버지를 찾으면서 인생이 뒤바뀐다. 김영섭 PD는 "양아치 건달이지만 가슴 속엔 순수함을 가진 남자" 라고 설명했다.

"이현세 만화를 정말 좋아해요. 특히 '떠돌이 까치' 를 가장 재밌게 봤죠. 드라마에서도 김보성은 만화의 백두산, 송혜교는 엄지 캐릭터에요. "

촬영장엔 웃음이 넘쳤고 화기가 돌았다. 악역을 소화하기 위해 10㎏이나 감량한 윤다훈(37) 이 '군기반장' 자격으로 "야!술들 한잔 하고 하자" 고 고래고래 소리치며 분위기를 띄우곤 했다.

맥주를 앞에 놓고 김민종에게 이승연과의 결별과 관련해 "마음 속 백팔번뇌(?) 는 사라졌느냐" 고 물었다.

"이제 많이 정리가 됐죠. 한달 동안 친구와 전국 곳곳을 여행했어요. 특히 설악산 봉정암에서 머물며 스님들 말씀을 마음에 새겼죠. 요즘은 가끔 전화를 하면서 격려하기도 하고요. 좋은 친구로 남게 되겠죠. "

잊으려해서일까, 결별 사건 이후 그의 스케줄은 엄청나게 빡빡해졌다. '수호천사' 과 함께 12월 개봉 예정인 영화 '이것이 법이다' 촬영에 하루 24시간이 모자라고, 10월 초 발매할 7집 앨범 준비에도 여념이 없다.

대화의 주제는 최근 오락 프로그램의 단골 메뉴인 성대모사로 옮겨갔다. 성대모사가 나왔다 하면 김민종의 목소리와 제스처 흉내가 빠지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저도 보면서 웃을 때가 많아요. 글쎄요, 제 제스처가 약간 과장된 부분이 있어서 흉내내기 쉬운가 봐요. HOT의 문희준이 가장 먼저 따라했죠. 손으로 코를 잡는 모습을 취하길래 '이 녀석이 내 눈이 몰린 걸 놀리는 건가' 하는 생각에 괘씸해했죠. 그런데 '형 눈의 깊이를 표현한 것' 이라고 해명하길래 웃어넘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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