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죄의식 없이 확산되는 인터넷 매매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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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락가 등 특수 지역 등에서 은밀히 이뤄지던 윤락행위가 인터넷을 통해 사회 곳곳으로 독버섯처럼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윤락은 기존의 업소나 윤락 조직 없이도 개별적인 윤락이 가능해 아무런 죄의식 없이 청소년과 사회지도층 등을 파고들고 있어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대전 북부경찰서는 20일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만나 금품을 주고 윤락행위를한 혐의로 나 모(36)씨 등 의사, 전직 대학교수, 벤처기업 사장 등 22명을 입건했다.

또 이들과 금품을 받고 성관계를 맺은 김 모(19.대학생)양 등 10대 소녀와 대학생, 주부 등 6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모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한 후 채팅을 통해 상대방을 서로 물색, 화대 등을 흥정한 뒤 대전시내 여관 등에서 1회에 10만∼50만원씩을 주고 성관계를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10대 소녀 2명은 성인 남자 1명과 2대1로 성관계를 가진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 결과 은밀히 이뤄지던 윤락행위가 이제는 인터넷을 매개로 평범한 학생, 청소년, 주부 계층을 파고들고 있으며 의사, 전직 대학교수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도 거리낌 없이 어린 여성들의 성을 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인터넷을 통한 매매춘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것은 일부 청소년 사이에서 윤락행위를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이해하는 왜곡된 성의식이 퍼지고 있는 데다 비교적 손쉽게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인터넷 특성상 접근이 쉽고 자신의 신분을 얼마든지 숨길 수 있어 지식인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도 주위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손쉽게 성을 살 수 있게 된 것도한 요인이다.

결국 인터넷을 통한 매매춘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인터넷 채팅 사이트의 비실명 가입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법적, 제도적, 기술적 보완과 함께 성숙한 인터넷 문화 정착을 위한 사회적 고민과 논의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연합뉴스) 윤석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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