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J "이머징마켓 불안, 정부 책임 크다"

중앙일보

입력

이머징 마켓을 둘러싼 불안이 지난 1997년 통화위기때와는 다른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고 18일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현재 이머징마켓이 직면한 위기는 채권 및 주가폭락으로 이어졌던 지난 1997년과 달리 과도한 경상수지 적자와 재정수지 적자를 메우려고 고이율의 외국자본 차입에 크게 의존한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AWSJ는 특히 아르헨티나와 터키가 부닥친 경제 위기의 핵심 요인이 몇 년전처럼 과잉투자가 아니라는 점이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과잉투자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가운데 과도한 정부부채 및 재정 적자,고이율, 스테그내이션 및 자본 도피 등이 남미 경제를 주름지게 만든 요인이며 이제는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같은 동남아로 같은 현상이 번지고 있다는 것. 이 신문은 가장 근본적인 책임의 근원으로 신흥국들의 정부를 들었다.

정부가 필요이상의 지출을 감행, 공공부문의 차입이 생산적인 투자를 넘어섰다는 것이 AWSJ의 지적이다. 이로 인해 공공부문 부채가 경제성장률보다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한편 경제 취약성으로 이들 국가는 고정환율제 속에서 자국통화 가치를 과도하게 높게 묶어놓을 수밖에 없게 됐다. 아르헨티나와 말레이시아의 공통적인 구조적취약점이 바로 이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국가들의 통화가 고정 환율에 묶여 있다는 것 자체가 아니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이들 국가가 고정 환율을 뒷받침할 정도로 충분한 노동, 자산 및 생산시장의 개 방화에 실패했다는 것이 보다 심각하게 지적될 만한 것이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터키,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등은 이 같은 문제들에서 어느 정도의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단지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러시아 등에서만 최근 이와는 좀 다른 성격의 금융시장 과매도 상태가 나타나고 있을 뿐이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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