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 힘든 애플 기기들… 접착이 문제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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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애플이 출시한 단말기 하드웨어의 수리가 어렵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올 초 뉴아이패드를 시작으로 레티나 맥북프로, 아이팟 등 주요 제품들의 수리 용이성이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전자기기수리 전문업체 아이픽스잇(iFixit)은 지난 12일 새 아이팟터치, 아이팟나노를 분해해 수리 용이성 점수를 매겼다. 두 제품은 각각 10점 만점에 2점, 5점을 기록하며 사후 수리가 힘들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이팟터치와 아이팟나노는 기판, 버튼 케이블, 헤드폰 커넥터 등 내부 부품이 서로 납땜되어 있어 분리하기 어렵다. 배터리는 강력접착제로 디스플레이 패널 뒷면에 붙어 있다. 아이픽스잇은 “추후 배터리 교체 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낮은 점수를 줬다.

얼마 전에는 레티나디스플레이를 장착한 15.4인치 맥북프로에서도 제품 내부를 접착하는 방식을 쓰고 있는 것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레티나 맥북프로가 전자제품 환경평가기준(EPEAT) 인증을 받은 것에 대해 아이픽스잇의 설립자 카일 웬스가 부정적인 의견을 표시한 것이다.

웬스는 지난 17일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레티나 맥북프로는 고칠 수 없다. (오래 사용하기 위해) 업그레이드를 하거나, 재활용을 위해 분해하기도 쉽지 않다”며 “이 기기는 EPEAT 골드 등급을 받았다. 제품 인증위원회의 결정은 기본적으로 레티나를 그린워시(greenwash)하려는 것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린워시는 환경에 유해한 활동을 하거나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친환경 이미지를 홍보하는 행위를 말한다.

한편 최근 출시한 아이폰5는 아이픽스잇 수리용이성 점수 7점을 받으며 “수리 및 유지보수가 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이픽스잇은 "아이폰5는 액정만 분리하는 게 가능해 가장 잘 파손되는 액정을 교체하기 쉽다. 소형 부품까지 모듈화되어 있어 전작보다 교체 수리가 간단하다"고 평가 이유를 설명했다.

조민형 기자< jominh@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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