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미래, 자원개발보다 인재양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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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몽골은 탈중국, 탈러시아에 관심이 큽니다. 한국과는 윈-윈 할 수 있어요. 한국의 발전은 몽골에 좋은 모델인데다, 사람들 성향도 한국처럼 ‘빨리 빨리’입니다. 유목민이라 도전정신 강하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아요.”

 창설 10주년을 맞는 몽골국제대 설립자 권오문(46·사진) 총장의 말이다. 수도 울란바토르에 있는 이 대학은 전 과정을 영어로 강의한다. 국제경영, 식품과학, 에너지자원환경, 영어교육, 패션디자인 등 7개 학과 , 700여 명이 재학 중이다. 몽골뿐 아니라 중앙아시아 등에서도 유학을 온다. 교수진 60여 명은 한국, 미국, 캐나다, 싱가포르 등 대부분 해외파로 숙소 등만 제공받고 와서 가르친다. “지금 몽골은 빠르게 성장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지하자원만 개발해서는 미래가 없어요. 학생들에게 미래의 리더십을, 꿈을 키워주려 합니다.”

 그는 90년대 초 몽골을 처음 찾았다. 개혁개방에 따른 급격한 사회변동과 가족해체로 거리에서 사는 아이들 문제가 심각할 때였다. 그는 이런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웠다. 이같은 활동에 주목한 몽골정부가 대학설립을 제안했다고 한다. “당시 대통령을 만나보니 몽골의 미래는 인재양성에 있다는 겁니다. 꼭 영어로 강의하고, 실용학과를 개설해달라고 하더군요.”

 몽골정부가 부지를 제공하고,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힘을 보태 학교를 세웠다. “몽골은 전 세계 캐시미어 원료의 20%를 생산합니다. 원료만 팔 게 아니라 디자인을 해야죠. 또 한의학, 중의학처럼 몽의학의 전통도 있습니다. 한국과 협력할 여지는 무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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