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 재건축 볕드나…"하루 이틀새 호가 2000만원 껑충"

조인스랜드

입력

업데이트

[권영은기자] 개포주공1단지가 지난 10일 사실상 서울시의 소형주택비율 강화 방침을 수용키로 하면서 서울 강남의 대표적 저층 재건축 사업지인 개포지구가 본격 개발에 착수한다.개포주공2·3·4단지와 시영 등 4개 단지가 소형주택 비율을 30%로 맞춰 재건축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소형 추가확보 문제로 심의 통과가 지연돼왔던 개포주공1단지까지 서울시의 승인을 받을 경우 5개 단지는 15000여가구 규모의 미니신도시급 아파트로 거듭난다.그동안 개포지구 재건축 사업의 발목을 잡아왔던 소형주택비율 문제가 해결 조짐을 보이면서 꽁꽁 얼어붙었던 부동산 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매수문의가 늘고 거래가 이뤄지는 등 투자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7억원 투자하면 10억원짜리 30평형대 새 아파트 받아"

개포주공1단지는 하루 이틀새 1000~2000만원 가량 호가가 올랐다. 1단지 36㎡형(이하 공급) 5억원, 50㎡형은 71000~72000만원, 56㎡형이 85000만원에 각각 시세가 형성됐다.이 가운데 가장 많이 오른 주택형은 50㎡형이다. 50㎡형 보유자가 새 아파트 전용 84㎡형을 배정받을 경우 추가부담금 없이 오히려 평균 400만원 가량을 되돌려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1단지 조합측이 예상한 재건축 시뮬레이션 자료에 따르면 50㎡형의 권리가액(기존 토지 및 주택에 대한 가치) 104200만원이다. 반면 전용 84㎡형의 조합원 분양가는 102700만원부터다. 권리가액보다 조합원 분양가가 낮아 차액을 돌려받게 되는 것이다.

1단지 개포공인 관계자는 "인근 청실아파트의 경우 30평형대에 입주할 수 있는 아파트 매물이 8억원 가량인데 추가부담금이 2억원 정도"라며 "반면 개포는 그동안 가격이 많이 빠지면서 10억원짜리 새아파트를 추가부담금 없이 7억원이면 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의 문의가 크게 늘어난 것은 물론 거래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1단지보다 앞서 재건축안이 통과된 2·3·4단지와 시영아파트도 가격이 올랐다. 다만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 매도자들이 늘어나면서 거래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4단지 대왕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통과 이후 가격 하락세가 멈추더니 그 이후로 조금씩 상승하는 모습"이라며 "매수자들이 거래에 나서겠다고 해도 매도자들이 가격을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거래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착공은 빨라야 2014년 예상

소형주택 비율 문제는 해결했지만 재건축을 위해선 앞으로 갈 길이 멀다. 개포주공1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4개 단지는 아직 조합을 세우기 전 단계에 머물고 있어서다.하지만 사업 속도는 1단지가 아닌 2·3단지가 가장 빠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개포지구 재건축 대상 5개 단지 가운데 1단지가 가장 규모가 커(5000여가구) 전세난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서울시 관계자는 "개포지구는 1만가구가 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여서 한꺼번에 사업을 추진할 수는 없다" "단지별로 사업시기를 조정해 전세난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추진위 단계인 4개 단지는 앞으로 아파트 소유자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 조합을 세우는 작업에 착수하게 될 예정이다. 다만 4단지나 시영은 아직 재건축 결정고시가 난 상태가 아니어서 2단지나 3단지가 조합을 먼저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조합을 세운 뒤에는 시공비와 추가부담금 등 재건축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정하는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 등을 거쳐 착공에 들어가게 된다.

4단지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착공은 사업이 가장 빠른 단지 기준으로 이르면 2014년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을 가로막는 악재가 걷혔기 때문에 내년부터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중앙일보조인스랜드. 무단전제-재배포금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