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포수 걷어차기' 사건의 전말

중앙일보

입력

LA 다저스가 9연승에 성공한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이상훈이 오랜만에 텔레비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트리플 A 인터내셔널리그 포투켓 레드삭스(보스턴 레드삭스 산하)와 스크랜트 윌키베레 레드바론(필라델피아 필리스 산하)의 경기에서 난동을 부리던 선수를 말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국내 스포츠뉴스에도 소개된 이 믿을 수 없는 사건의 발단은 8회 레드바론의 투수 블라스 세데뇨가 레드삭스의 강타자 이스라엘 알칸타라에게 2번 연속으로 빈볼을 던지며 일어났다.

이에 격분한 알칸타라는 방망이를 집어던지며 상대 팀 포수 제레미 살라자르를 걷어찼고 곧이어 투수를 향해 뛰어갔으나 내야수들의 협공에 말려 소기의 뜻을 이루는 데는 실패했다.

이 사건에 대해 인터내셔널리그 랜디 모블리 회장은 리그에서 홈런과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는 알칸트라에게 6게임 출장정지와 9백달러의 벌금을 부과했고, 왕년에 미식축구 디펜시브백을 했던 경험을 살려 알칸트라를 과잉 방어한 레드바론의 케빈 오리는 3게임 출장정지와 450달러의 벌금을 받았다.

두 선수는 지난달 있었던 마이너리그 올스타전에 함께 출장하는 등 이미 안면이 있는 사이었으나 싸움이 벌어지자 원수로 돌변했다.

이외에도 빈볼의 의혹이 짙은 세데뇨와 헤수스 페냐(레드바론)에게도 1경기 출장정지와 150달러씩의 벌금이 부과됐다.

느닷없는 봉변을 당한 살라자르는 빈볼의 의혹에 대해 '첫번째 볼은 단지 높았을 뿐이며, 두번째는 투심이 빠졌을 뿐'이라며 항변 했지만, 이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

발로 걷어찬 이유는 빈볼 때문이었지만 빈볼을 던진 이유는 조금 더 오래전 일이다. 지난 5월 1일 알칸트라는 레드바론의 유망주 브랜든 덕워스로부터 홈런을 뽑아낸 후 베이스를 지나치게 천천히 돌았다. 불문율을 어긴 것이다.

알칸트라는 그날 경기에서 구원투수 피트 자모라의 공에 맞는 응징을 당했는데, 레드바론 선수들의 분은 이것으로 풀린 게 아니었던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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