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칼럼] NEAT시대 영어교육의 아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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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식
NF 에듀케이션 대표

영어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시작으로 영어교육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그 영향으로 지역밀착형 동네학원에서부터 대형학원에 이르기까지 수강생이 급감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영어교육의 중요성은 날로 커져가고 있음에도 이러한 패닉에 가까운 상황이 벌어지게 된 원인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그 원인 중 하나는 그동안 대중매체에 많이 노출됐던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지난 2월 한 대형 어학원 본사가 파산의 아픔을 겪은 것이 그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다. 브랜드 파워를 믿고 자녀를 맡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대만큼의 교육효과를 얻지 못하자 브랜드에 대한 믿음이 소비자의 불신으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학원 수강생 감소라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 사교육 시장을 주도해 왔던 학원들이 공교육 활성화 정책과 더불어 점점 팽창해가는 과외시장에 밀려 쉽사리 변신을 꾀하기 어려운 공룡이 되어가고 있는 것도 주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가들의 말을 빌리면 국내 브랜드의 평균 수명은 10년 안팎이라고 한다. 영어교육 브랜드 역시 예외일 수가 없다. 현재 영어교육시장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심각한 노화현상을 겪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브랜드에 대한 믿음만큼의 교육효과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강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향에 따라 그동안 브랜드 파워를 강화해 학생들을 모집하는 것이 전형적인 마케팅 모델이 됐으나 영어교육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의 어려움과 개발에 따른 막대한 비용 소요, 날로 더해가는 동 업종 간의 치열한 경쟁, 운영 시스템 유지를 위한 고비용 지출 등의 문제들과 함께 상대적으로 높은 수강료에 비해 기대했던 만큼의 교육효과를 보지 못한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는 브랜드만으로는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가 어렵다. 영어교육시장에도 브랜드에 아우라(Aura)를 입혀야 하는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아우라(Aura)란 독일의 철학가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의 예술이론에서 비롯된 말로서 예술 작품에서 다른 작품이 흉내 낼 수 없는 고유의 고고한 분위기를 뜻했으나 지금은 어떤 사람이나 장소가 서려있는 독특한 기운을 뜻하는 말로 범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영어교육에 있어 아우라란 무엇일까? 명품이 철저히 소비자의 기호를 충족시키듯이 시설·프로그램·시스템 등 공급자 중심의 교육방식이 아닌 학습자의 개별 특성을 고려한 새로운 강의기법을 도입해 심플하게 가르치고 심플하게 배울 수 있도록 학습자 중심 교육방식으로 전환해야만 한다. 영어교육의 새로운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장영식 NF 에듀케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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