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의 첫 드라마, 사극 ‘허준’의 맥 잇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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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사극 ‘마의’로 TV드라마에 처음 도전하는 조승우. 말을 다루는 마의에서 임금을 살피는 어의가 된다. 그는 “규모가 큰 드라마보다, 따뜻한 인간의 품성을 드러내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어 선택했다. ‘허준’의 팬이었기에, 이병훈 감독님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사진=MBC]

‘뮤지컬의 황제’는 TV에서도 황제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까.

 배우 조승우(32)가 데뷔 13년 만에 처음으로 TV드라마에 도전한다. 조선시대 실존 인물인 어의(御醫) 백광현(1625~1697)의 삶을 다룬 사극 ‘마의’(MBC)를 통해서다.

 조승우는 24일 경기도 용인 MBC 드라미아에서 열린 ‘마의’ 제작간담회에서 “ 50부작이 끝나는 날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도록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백광현은 천민의 신분으로 말의 병을 고치는 마의(馬醫)에서 출발해 어의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높은 꿈을 이룬 남자다. 그의 삶을 그려내기 위해 ‘허준’ ‘대장금’의 이병훈 감독과 ‘동이’ ‘이산’의 김이영 작가가 손을 잡았다. 백광현 역을 맡은 조승우를 비롯한 이요원·이순재·손창민 등이 호흡을 맞춘다.

 조승우는 1999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으로 데뷔한 이후 영화와 뮤지컬에서만 활동해왔다. 중앙일보와 한국뮤지컬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맨 오브 라만차(2008)’ ‘지킬 앤 하이드(2011)’ ‘닥터 지바고(2012)’로 세 번이나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말아톤(2005)’ ‘타짜(2006)’ ‘퍼펙트 게임(2011)’ 등 영화 성적표도 부러울 게 없었다.

  아쉬울 게 없는, 나름대로 ‘예술’을 먹고 살았던 그가 TV에 출연한 이유는 무엇일까. 조승우는 드라마 ‘허준’을 꺼내 들었다.

 “드라마는 너무 바쁘고,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힘들다고 하기에 할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그런데 언젠가 하게 되면 꼭 ‘허준’을 만든 이병훈 감독님과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때 너무 감명 깊게 봤기 때문이죠”라고 대답했다.

 팬들의 바람도 그를 TV로 이끈 힘이다. 그는 “제가 자주 가는 신당동 순대국집과 혜화동 수제비집이 있는데, 어머니 같은 주인 아주머니들이 ‘삼촌(조승우), 영화만 하지 말고 TV에도 좀 나와달라’고 했어요. 팬들도 자주 보고 싶으니 드라마에 나와 달라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몸이 힘들어도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라며 웃었다.

 “‘마의’는 인간과 동물이 교감한다는 점에서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감정이 있는 모든 것을 치유하려고 하는 백광현이라는 인물을 통해 따뜻한 인간애를 보여주고 싶어요”

  이병훈 감독이 한마디 거들었다.

 “1999년 ‘허준’을 찍을 때 그를 처음 봤습니다. 남원에서 조승우씨가 영화 ‘춘향뎐’을 찍고 있었죠. 굉장히 따뜻하고 인간적 매력이 있는 배우라는 걸 알게 됐고 몇 번 러브콜을 했죠. 어떤 드라마에서든 휴머니즘이 가장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조승우의 따뜻한 인간미가 이 드라마 주인공 백광현 역에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마의’는 다음 달 1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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