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에너지 일부 지분, 일본 오릭스에 매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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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STX그룹이 계열사인 STX에너지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일본 금융회사 오릭스를 선정했다. 보유 지분 90.99% 중 51%를 제외한 39.99%를 넘길 대상이다. STX그룹은 24일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STX 측은 이번 매각으로 4000억원 내외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본계약은 이르면 다음 달 중 체결될 예정이다. 경영권은 STX가 계속 유지한다.

 오릭스는 이민주(64) 회장이 운영하는 투자회사 에이티넘인베스트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에이티넘인베스트는 이날 공시에서 “가격 등 일부 조건이 맞지 않아 인수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STX 관계자는 “오릭스가 STX에너지 지분 인수뿐 아니라 STX그룹의 신규 사업 투자에도 참여하겠다고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STX는 오릭스가 단순히 지분 투자자를 넘어 전략적 파트너로서 STX에너지의 미래 사업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TX에너지는 국내외에서 석탄·풍력발전사업과 자원개발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강원도 동해에 화력발전소(1000㎿급)를 짓는 중이다. 또 캐나다·미국 등지에서 석유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STX그룹은 이날 STX메탈과 STX중공업을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상장사인 STX메탈이 STX중공업을 흡수합병하는 형식이다. 합병비율은 STX메탈 1, STX중공업 0.3387로 했다. 대략 STX중공업 주식 3주가 STX메탈 1주만큼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계산해 합병한다는 얘기다. 회계법인과 금융감독원이 두 회사의 순자산가치를 평가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 같은 흡수합병 비율을 산정했다.

 그룹 측은 “엔진부품 쪽에 특화된 STX메탈이 STX중공업의 플랜트 엔지니어링 역량을 가져옴으로써 기업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합병을 추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 “엔진부품 쪽에서 사업 분야가 겹쳤던 점을 해소함으로써 그룹 차원에서 경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자산 매각 역시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STX팬오션은 지난해 10여 척의 노후 선박을 매각한 데 이어 올 상반기 5척의 벌크선을 2000만 달러(약 230억원)에 방글라데시·인도의 해체 조선소로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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