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컴퓨터 '열풍'이 불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21세기는 정보산업의 시대이다" 이는 김정일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정보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북한은 김 총비서의 각별한 관심 속에 컴퓨터와 관련한 대대적인 사업개선을 추진하면서 컴퓨터 `열풍''이 불고 있다.

우선 컴퓨터 교육과 통신망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북한 언론들은 최근 컴퓨터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보도를 매일 되풀이하고있다. 「첨단과학기술=컴퓨터기술」「21세기=컴퓨터시대」라는 등식화를 통해 컴퓨터기술이 `강성대국'' 건설을 위한 핵심수단임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중앙TV는 컴퓨터의 기능, 작동법 등을 상세하게 다루는 컴퓨터 교육프로그램을 중고둥학생들을 대상으로 방영하고 있다.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기관지 청년전위 최근호(4.11)는 "과학과 기술, 컴퓨터를 모르면 전진하는 시대의 낙오자가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각급 학교들에서 컴퓨터 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김일성종합대학에는 컴퓨터과학대학이 설립됐고 김책공업종합대학, 평양전자계산기단과대학 등에도 컴퓨터 프로그램학과가 생겼다. 각 대학에는 전산실 등을 설치,컴퓨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체계적인 컴퓨터 교육을 위해 내각 교육성에는 프로그램교육지도국이 신설되고 산하에 프로그램교육센터를 두어 컴퓨터 교육에 대한 연구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있는 상황이다.

조기교육이 강조되면서 지난 4월 새 학년도부터 고등중학교에 `콤퓨터 수재반''이 별도로 설치돼 운영되고 있다. 만경대학생소년궁전과 평양학생소년궁전, 금성제1고등중학교 등에 설치된 `콤퓨터 수재반''은 25명 정도로 구성되어 북한의 대표적인컴퓨터 운용기관인 `조선콤퓨터센터''연구사나 김일성종합대학의 박사급으로부터 집중적으로 교육을 받는다.

컴퓨터 통신망 구축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지난 97년 북한 중앙과학기술통보사에서 개발한 과학기술자료 검색시스템인 `광명'' 데이터 서비스망(網)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광명''은과학기술자료 검색, 전자우편, 홈페이지 검색, 자료 전송 등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이 컴퓨터망에 가입한 컴퓨터 대수가 최근 2년동안 4.6배로 대폭 증가했다는것이다.

더욱이 정보서비스 기관인 중앙과학기술통보사는 기술ㆍ도서ㆍ텔레비전 방송 순서 등 다양한 정보를 `전자신문''을 이용해 독자들에게 매일 제공하고 있다는 최근소식도 전해졌다.

특히 컴퓨터 통신의 확대 추세에 따라 내각 체신성은 평양전화국에 컴퓨터통신전용설비를 도입, 컴퓨터 통신망 구축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평양방송은 지난 15일 "체신성에서는 평양전화국의 콤퓨터 통신실을 전국적인콤퓨터 통신망 중심기지로 튼튼히 꾸리는 것과 함께 각 도들과의 콤퓨터 통신을 더욱 원만히 할 수 있도록 그 준비사업을 추진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자체 네트워크가 설치돼 있는 김일성종합대학, 중앙과학기술통보사, 인민대학습당 등도 최근 평양전화국의 통신망과 연결, 각종 정보를 서비스하고 있다고밝혔다.

북한은 이 같은 컴퓨터 통신망을 서방에서 통용되고 있는 `정보고속도로''라는용어로 공식 표기하고 있어 정보산업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은 컴퓨터 생산증대에도 힘쓰고 있다. 이를 위해 북한은 최근 평양에 있는전자제품개발회사에 컴퓨터 생산시설을 설립, 조업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컴퓨터 전문인력 양성소가 있는 만경대학생소년궁전 등에 지난 2월 1천300대의 최신형 컴퓨터를 생산,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같은 추세를 반영, 북한에도 컴퓨터 관련 직업이 새롭게 등장해 주목을 끌었다.

`콤퓨터 조종운영기사''(자동화된 생산공정 전반을 지휘, 조종하는 사람), `콤퓨터 타자수''(오퍼레이터), ''콤퓨터 프로그램 작성원''(프로그래머)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러한 신종 직업의 등장에 대해 "경제 각 부문에 콤퓨터를 도입하는 등 인민경제의 정보화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두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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