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브레이브스와 메츠의 몰락

중앙일보

입력

내셔널리그 동부지구의 '양강'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뉴욕 메츠가 심상치 않다.

14일(한국시간) 브레이브스는 에이스 그렉 매덕스를 내세우고도 LA 다저스에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메츠는 샌프란시스코에 3-6으로 패함으로써, 6연패의 늪에 빠졌다.

시즌 초까지만 해도 이들의 부진은 일시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선두를 치고나갈 때에도 관심사는 '언제쯤이면 랭킹이 제대로 고쳐질까'였다.

브레이브스와 메츠의 현재 성적은 17승 21패와 14승 23패. 브레이브스는 동부지구 2위에 올라 있지만, 타 지구의 2위팀에는 턱없이 부족한 성적이다. 한술 더 떠 메츠의 성적은 내셔널리그 16개팀 중 15위에 해당된다.

특히 시즌 초 동반부진을 겪었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 시카고 화이트삭스 같은 강자들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반면 두 팀의 회복소식은 감감무소식이다.

◆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케빈 밀우드의 회복불능이라는 최악의 사건이 터졌다. 첫 2년동안 35승(15패)을 따내며 차기 에이스로 낙점받았던 밀우드는 지난해 직구의 컨트롤이 흔들리면서 주춤했다.

그러나 올해쯤이면 회복되리라는 코칭스태프의 기대와는 달리 밀우드는 자신의 '천만불짜리 직구'를 잃어버렸고, 극심한 부진에 이어 지금은 부상자명단에 들어가 있다.

그렉 매덕스(3승4패 2.63)와 톰 글래빈(4승2패 4.26)의 노쇠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밀우드의 부진은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다.

존 스몰츠가 복귀한다는 것이 그나마 희소식이지만, 스프링캠프에서 몇 이닝 안던지고 염증이 생긴 팔꿈치는 언제 또 탈이 날지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바비 콕스 감독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무기력한 타선이다. 경기당 3.57점의 평균득점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함께 리그 꼴찌이며, 1위 콜로라도 로키스의 6.75점과는 무려 3점 이상의 격차다. 결국 브레이브스의 투수들이 승리를 따내기 위해서는 지난해 로저 클레멘스(3.70 AL 2위)보다도 더 좋은 방어율을 기록해야 한다.

◆ 뉴욕 메츠

애초부터 약점으로 지적됐던 타선은 그렇다치고라도 내셔널리그 15위의 팀방어율(5.71)은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마이크 햄튼(콜로라도 로키스)의 공백을 메워야하는 알 라이터는 부상자 명단에 들어갔으며, 메이저리그에도 NBA의 '기량발전상'이 있다면 지난해의 수상자였을 글랜든 러시는 '널뛰기 피칭'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케빈 에이피어와 스티브 트락셀을 데려오는 것이 아니었다. 지난 겨울 5천만달러의 비용에 바비 존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저주까지 감수하면서 영입한 둘은 현재까지 3승 7패 6.27의 방어율을 합작하고 있다.

한가지 더. 메츠의 셰이스타디움은 내셔널리그에서 투수들에게 가장 유리한 구장이다.

◆ 고인 물은 썩는다

사실 브레이브스와 메츠의 퇴조는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이미 두 팀은 몇 년전부터 대대적인 팀 개편을 요구받았지만, 현성적을 이유로 철저히 외면해왔다.

브레이브스는 진작에 타력보강에 신경을 썼어야 했으며, 메츠는 자유계약시장에 의존한 팀운영방식을 버려야만 했다.

하지만 두 팀은 메이저리그에 큰 공헌을 했다. 변화를 인정하지 않은 실책 덕분에 메이저리그라는 큰 물은 썩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Joins 김형준 기자<generlst@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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