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36년 만의 메달 획득 도전 실패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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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배구가 36년만의 올림픽 메달 획득 도전에 실패했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얼스코트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여자배구 동메달결정전에서 일본에 0-3(22-25 24-26 21-25)로 졌다. 1976년 몬트리얼 올림픽(동메달)에서 한국 구기종목 사상 첫 메달을 땄던 한국 여자배구는 역대 두 번째 메달을 노렸지만 아쉽게 실패했다.

한국(15위)은 그 동안 일본(5위)과의 상대전적에서 절대 열세를 보였다. 지난 5월 런던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3-1로 승리하기 전까지 무려 8년간 22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본부석 맞은편에는 여러 장의 대형 일장기 걸려있을만큼 원정이나 마찬가지인 분위기에서 뛰었다. 하지만 한국은 '월드스타' 김연경과 7㎝나 큰 평균 신장을 활용해 '숙적' 일본에 맞섰다.

대표팀은 1세트 초반 불안한 서브 리시브와 연속된 공격 범실로 1-6까지 밀렸다. 전력을 재정비한 대표팀은 21-19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21-21 동점 상황에서 페인트 공격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TV 중계화면 상으로는 우리 수비의 손을 맞지 않고 나간것처럼 보였지만 주심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분위기를 빼앗긴 한국은 1세트를 22-25로 내줬다.

2세트 초반에도 출발은 좋지 않았다. 대표팀은 기무라 사오리의 날카로운 서브에 리시브가 흔들리며 1-8까지 뒤졌다. 하지만 김연경의 타점 높은 공격에 수비 조직력이 뒷받침되면서 결국 24-24 동점을 만들었다. 김연경의 공격이 성공할 때마다 일본 기자들은 '와'하며 탄성을 내뱉었다. 하지만 세트 스코어의 균형 맞추는데 실패했다.

'더 이상 밀리면 안 된다'는 각오로 나선 대표팀은 3세트 산뜻한 출발을 보이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불안한 서브 리시브가 역시 문제였다. 결국 3세트마저 21-25로 내주며 아쉽게 올림픽을 마감했다.

비록 동메달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한국은 이번 올림픽 예선에서 강호 브라질을 꺾고, 8강에서는 유럽의 강호 이탈리아에 3-1로 승리하는 등 한국 여자배구의 저력을 보여줬다.

런던=이형석 기자 ops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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