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가격 상승으로 물가관리 비상

중앙일보

입력

이달중 소비자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3%가 오르는 등 지난 98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전년동월비 5%대를 넘어섬에 따라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이런 결과는 특히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올 2.4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5.2%에 달하고 연평균 상승률도 4.3%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데 이어 나온것이어서 주목된다.

결국 올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대로 억제하겠다는 정부의 목표와 한은의 근원물가목표(3±1%)가 달성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는 셈이다.

▲물가 얼마나 올랐나 = 이달중 소비자물가는 지난달에 비해 0.6%,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서는 5.3%가 올랐다. 지난 연말에 비해서는 2.5%, 작년 1∼4월에 비해서는4.6% 상승했다.

재정경제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상승률이 크게 높아진 이유로 농축수산물가격 상승을 들고 있다. 작년 4월의 경우 농축수산물 가격이 크게 하락해 소비자물가가 0.3% 하락한 반면, 올해는 겨울철의 폭설, 한파 등으로 출하가 늦어지면서 4월에도 이들 품목의 가격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토마토, 딸기, 풋고추 등 신규 출하품목의 가격이 오르면서 전달에 비해 1.5% 상승했다.

남녀구두 등 가죽제품이 할인전 가격으로 환원되면서 공업제품 가격도 0.6% 올랐다. 3월중 할인판매됐던 구두 등 가죽제품이 할인기간 만료로 25%가량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집세가 0.8%, 국내항공료 등이 오른 개인서비스도 0.2%가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충북과 전남지역이 전달에 비해 0.7% 상승해 가장 높았고, 대구와제주지역이 전월대비 0.4% 상승해 가장 낮았다. 지방공공요금은 이달에는 전 지역에서 안정세를 보였다.

소비자물가지수에서 곡물제외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은 전월대비 0.3% 상승에 그쳐 안정세를 보였고, 이달중 생산자물가는 석유제품을 중심으로공업제품 가격 등이 상승해 전월비 0.2%, 전년동월비 3.3% 상승에 그쳤다.

▲물가 계속 오를까 = 재경부는 올 1∼4월중 소비자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했던농축수산물과 공공요금, 교육비 등이 향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보여 내달부터는물가가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달 물가상승의 주범인 농축수산물의 경우 본격적인 출하시기를 맞아 내달부터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내달중 등유.경유가격이 ℓ당 20원 인하되고휘발유가 현수준을 유지하며 LPG값도 6%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산품 가격도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작년 하반기에 물가가 크게 상승했기 때문에 올 하반기중에는 전년동월대비물가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아져 3%대를 회복할 수 있다고 재경부는 보고 있다.

재경부는 그러나 물가상승률을 3%대로 억제하겠다는 목표가 환율의 안정여부에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즉,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천300원 이하로 유지돼야 물가목표 달성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KDI도 최근 `물가여건과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물가여건을 상정하는데 가장 큰불확실성은 환율의 추이와 추가적인 공공요금 인상폭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앞으로 소비자물가 추이는 환율의 안정여부 등 외적변수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서울=연합뉴스) 유의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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