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아메리칸리그 마무리투수 분석 [1]

중앙일보

입력

* 트로이 퍼시벌 (애너하임 에인절스)

타력의 팀 애너하임의 뒤를 책임지는 선수는 트로이 퍼시벌이다. 95년 셋업맨으로 출발한 그의 첫 시즌은 74이닝을 26볼넷과 94삼진, 1.95의 방어율로 장식하며 신인왕 후보에 이름을 올려놓게 했고, 소속팀 애너하임에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2년차였던 96년부터 풀타임 클로져가 된 퍼시벌은 지난해까지 각각 36, 27, 42, 31, 32세이브를 기록하면서 역대 팀 최고의 마무리투수가 되어있다.

이런 화려한 모습인 그의 이면엔 한가지 데뷔이후 해마다 솟고있는 방어율이 암초처럼 도사리고 있다. 1.95로 출발한 그의 방어율이 지난해엔 겨우 50이닝을 던지면서 4.50까지 올라갔다. 이에 더해 삼진도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다.

따져본다면 퍼시벌은 오랜동안 오른쪽 어깨 부상에 시달리고 있었고 99년 수술을 받은 이후에도 팀 사정상 충분한 휴식을 가지지 못하고 마운드에 오른것이 이 방어율 상승의 한 원인으로 보인다.

69년생에 191cm,107kg의 신체조건으로 150km대의 직구와 좋은 커브를 가진 퍼시벌은 올시즌 부상에서의 완전한 탈출과 함께 마운드에서 그의 능력을 다시 확인하려한다. 시즌 초반 좋은 모습이지만 얇은 선발진과 아직까지 뚜렷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팀타력은 그의 등장을 어렵게하고 있다.

* 라이언 콜미어 (볼티모어 오리올스)

어느덧 바닥권의 전력이 되어버린 볼티모어는 지난해 콜미어라는 쓸만한 마무리를 발견했다. 마이크 팀린이 세인트루이스로 가면서 생긴 공석을 이 신인투수가 훌륭히 메워낸 것이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만 출장하여 26.1이닝을 던졌고 14번의 기회에서 13개를 착실히 자신의 자신의 세이브로 만들었다. 30개의 안타를 맞고 15개나 되는 볼넷을 허용했지만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보이며 방어율은 2.39에 묶었다.

140km대의 깨끗한 직구보다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188cm, 89kg인 체격과 77년생인 그의 나이를 생각한다면 위력적인 투수로 성장할 가능성은 충분해보인다.

올시즌도 역시 콜미어는 볼티모어의 마무리를 맞고 있다. 여전히 삼진과 볼넷은 같은 비율로 나가고 있고, 한순간 무너지는 모습도 보이지만 팀을 재건해야할 볼티모어는 그의 능력을 확인할 기회를 계속 아끼지 않을 것이다.

* 데릭 로우 (보스턴 레드삭스)

데릭 로우는 작년 디트로이트의 토드 존스와 함께 42개로 공동 세이브왕이 됐다. 내용을 살펴보면 74게임 91.1이닝동안 4승 4패에 2.56의 방어율이었고, 90개의 안타를 허용했지만 볼넷은 22개에 불과했다. 리그 최고의 마무리로 손색없는 성적이었고 막판까지 양키즈와 지구 선두다툼을 벌이는데 힘이 되어주었다.

97년 시애틀에서 데뷔하면서 같은해 후반에 보스턴에 왔고, 99년 시즌 중반부터 마무리투수가 되었다. 로우는 마무리로 들어오면서 '물 만난 고기'가 되었다. 이전까지 5점대이던 방어율이 2점대로 뚝떨어졌고, 삼진:볼넷 비율도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

그는 힘차면서도 날카로운 교과서적인 싱커가 대표구종이다. 3.45 : 1이라는 어떤 투수보다 높은 땅볼:플라이볼 비율이 대표성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이것을 바탕으로 구질을 선택하고 타자들을 상대한다. 73년생이고 198cm, 91kg의 체격을 가졌다.

이 좋은 마무리투수는 올시즌 초반에 제구력 난조를 보이면서 지난해와 너무도 다른 모습이다. 7게임에 나와 3패를 기록하고 있고 방어율은 6을 넘는다. 안정된 선발진에 최상의 중간계투진으로 순항을 진행중인 보스턴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고민이 생겼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