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꼴 운동장, 신남중에 체육관 생긴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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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앙일보가 지난 6월 20일 이후 일곱 차례에 걸쳐 내보낸 ‘학교 업그레이드’ 시리즈는 교육계 안팎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시리즈를 통해 어두컴컴하고 악취를 풍기는 학교화장실, 흙먼지가 뒤엉킨 급식환경 등 초·중·고교의 열악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독자들은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의 모습이 20, 30년 전과 별 차이가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이달 개원한 19대 국회도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김태원(새누리당) 의원은 교과부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열악한 학교 시설에 대해 교과부와 교육청이 전면적인 실태 조사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안전진단 위험등급 학교의 리모델링과 학교화장실 개선은 다른 무엇보다도 앞서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박성호 의원은 “2009년 민선교육감 취임 이후 교육환경개선사업비가 급감한 것은 무상급식 확대에 따른 폐해”라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신의진(새누리당) 의원도 23일 대정부 질문에서 본지 보도를 인용하며 “식당이 없어 복도에서 배식이 이뤄지는 등 학교급식 위생이 취약하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학교 업그레이드 시리즈에는 특히 학부모들의 호응이 컸다. 중1 자녀를 둔 한 엄마는 “너무 열악한 학교 시설에 속이 상해 있던 차에 중앙일보가 시의적절한 주제를 다뤄줘 고맙다”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내왔다. 이 엄마는 “중앙일보 보도처럼 우리 아이도 학교에 탈의실이 없어 교복 속에 체육복을 껴입는다”며 “학교 측이 교실 하나만이라도 비워서 탈의실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역시 중1 학생 엄마라는 안건미씨는 “교사들이 학생들과 같은 곳에서 식사를 하고 화장실도 함께 써달라”고 당부했다. 안씨는 “선생님들이 권위주의를 버리고 학생들과 시설을 공유한다면 사제 간 유대감이 커지고 화장실 위생 개선 등 긍정적인 효과가 많을 것”이라고 했다.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면에 소개된 학교에 대한 지원 의사도 잇따랐다. 서울 양천구청은 운동장이 세모꼴로 좁아 100m 달리기도 할 수 없는 사연이 본지에 소개된 신남중학교에 체육관 건립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만대 신남중 교장은 “맘껏 뛰놀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미안했는데 중앙일보 보도 덕에 체육관이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성시윤·천인성·윤석만·이한길·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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