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태풍·폭우로 주민 95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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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북한에서 이달 들어 잇따른 비 피해로 적어도 95명의 주민이 사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통신은 “18~24일 발생한 태풍과 폭우로 88명이 사망하고 134명이 다쳤다”며 “23~24일 평남 신양군과 성천군에서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났다”고 전했다. 5000여 채의 가옥이 파괴되고 1만2000여 가구가 침수됐으며 이재민 6만2900여 명이 발생했다. 북한은 지난 20일에도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강원도에서 7명이 사망했다고 전해, 이달 중 확인된 인명피해만 95명을 기록했다.

 북한은 평북 운산과 천마·대관군과 황남 은천, 황북 은파 등에서 4800정보의 농경지가 유실되고 2만5000여 정보가 침수되는 큰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올봄 60년 만의 최악의 가뭄사태로 농작물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상황에서 집중호우가 휩쓸었다”며 “비료와 농약 부족도 심각해 보리·밀·감자 수확이 15~20% 줄어들고 벼농사도 타격을 입는 등 식량수급에 빨간불이 켜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가 주민들의 피해에도 아랑곳 않고 체제유지 행사에 매달린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김정은은 비 피해가 한창이던 24일 평양 능라인민유원지 개관식에 부인 이설주를 데리고 참석했다. 또 27일 ‘전승절’(휴전협정체결일) 때는 평양 보통강변에서 대규모 축포야회(불꽃놀이)와 연회·음악회·무도회를 열었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은·이설주 부부가 가야 할 곳은 음악회나 파티장이 아니라 수해 현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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