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은 훈훈해보이지만…" 영국 왕자의 난 조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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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찰스 왕세자(左), 앤드루 왕자(右)

영국에서 왕위 계승자의 방계 가족에 대한 ‘가지치기’로 왕실 내 갈등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은 28일(현지시간) “왕자들은 전쟁 중”이란 제목으로 찰스 왕세자(64)가 실제로 일하지 않는 왕족에게 지원을 대폭 축소하는 왕실 긴축정책을 추진해 형제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찰이 표면화된 것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60주년 축하를 위해 지난달 초 나흘간 열린 ‘다이아몬드 주빌리’ 축제 때였다. “외견상으론 훈훈한 행사였지만 왕실 내부에선 찬 기운이 돌았고 형제 간 돈독했던 우애는 적대감으로 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찰스는 행사 마지막 날 왕실 가족들이 버킹엄 궁 발코니에 모여 국민들에게 인사하는 자리에 그의 동생들인 앤드루(52)·에드워드(48) 왕자와 앤 공주(62) 가족을 배제했다. 여왕과 찰스·커밀라 내외, 찰스의 두 아들인 윌리엄·캐서린 왕세손 내외와 해리 왕손만이 참석했다. 찰스의 동생 가족들은 웨스트민스터 사원 오찬, 이후 버킹엄 궁에서의 여왕 알현 행사에도 초대받지 못했다. 마지막 날 열린 칵테일 파티에서 앤드루는 “나와 우리 가족이 왕실 생활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한 왕실 고위 인사는 “찰스는 향후 왕위에 올랐을 때를 대비해 왕실을 그의 입맛에 맞게 변화시킬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전했다. 찰스는 오래 전부터 시대 변화에 발맞춘 ‘왕실 슬림화’를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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