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소방수 싸움 불 붙었다.

중앙일보

입력

3각 구도.

프로야구 시즌 초반부터 마무리 다툼이 치열하다.

진필중(29.두산).벤 리베라(32.삼성).강상수(30.롯데)가 12일 현재 나란히 3세이브 포인트씩을 챙겼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진필중과 임창용(삼성)이 소방수로서 라이벌 대결을 펼친 데 반해 올시즌은 국내파와 외국인 선수간 자존심 대결 양상을 띠고 있다.

진필중은 김용수.선동열.정명원 등 특급 소방수의 계보를 잇는 명실공히 현역 최고의 마무리다. 그는 시즌 최다 세이브(42).시즌 최다 세이브포인트(52).연속 경기 세이브(13)등 화려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무표정한 얼굴로 마운드에 올라 1백50㎞대의 바깥쪽 직구를 뿌려대는 모습은 상대 타자들에겐 흡사 저승사자와 같다. 다만 제구력이 난조를 보여 다 잡은 경기를 놓치는 경우가 최근 간간이 보인다. 구질의 단조로움을 극복하는 것도 과제로 남아 있다.

리베라는 이제 완전히 국내 프로야구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세 경기에 출전, 4이닝을 던져 단 2안타만 내준 채 무실점의 완벽 투구다. 삼진은 다섯개나 잡았다.

리베라와 상대했던 SK 조원우는 "2m가 넘는 키를 보면 바로 앞에서 던진다는 느낌이다. 정신이 쏙 빠진다" 고 토로했다. 리베라의 위압감에 타자들은 우선 기가 죽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리베라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도 남아 있다. 한화 전 감독 이희수씨는 "리베라의 어깨가 온전한 모습이 아니다. 아직 국내 타자들이 리베라에 대한 분석이 미흡해 현재는 못 맞히고 있지만 중반 이후 충분히 공략할 만한 구질" 이라고 말했다.

강상수는 탄탄한 롯데 선발진을 등에 업고 구원왕에 도전장을 내민다. 2와3분의1이닝 동안 1안타.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송곳 같은 제구력과 슬라이더가 주무기다. 다만 박지철.강민영 등 중간 계투진이 두텁지 못해 조기 투입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있다. 타자를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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