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한국 교통문제 해결 나선 일본인

중앙일보

입력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는 한국과 일본의 유대가 더 깊고 넓어지는데 다리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

국내.외 축구팬들이 쾌적하고 편안하게 월드컵 경기를 관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교통.숙박.안전.관광 등에 관한 서울시 대책을 마련하는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산하 월드컵 지원연구단(단장 한영주)의 연구원 10명 가운데 '절반 한국인' 인 일본인 도도로키 히로시(30)가 있다.

1993년 미국으로 어학 연수갔을 때 한국 유학생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후 98년 서울대 지리학과 석사과정에 등록했고 지난 3월부터 연구단에서 일하고 있다. 교통 분야인 전공을 살려 한국의 월드컵 준비를 돕고 싶었기 때문이다.

정식직원이 된 지는 한달 남짓하지만 지난해 초반부터 짬짬이 아르바이트삼아 연구단 일을 도우면서 그가 해낸 일은 많다.

우선 지난해 11월 서울시의 월드컵 준비상황을 외국인 시각으로 모니터링하기 위해 시가 조직한 25명의 국내 외국인 자문단이 그의 작품이다.

국내 거주 외국인이나 외국인 관광객들이 관광 정보를 얻기 위해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클릭컬처(http://www.clickculture.net)를 통해 미국·일본·프랑스·영국·대만·덴마크 등 10여개국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했다.

지난 연말에는 이들을 활용,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내 관광 프로그램인 시티투어 버스를 모니터링하기도 했다. 일본 개최도시로 출장가는 연구단 동료를 수행하는 일도 그의 임무 중 하나다. 유창한 한국어로 통역은 물론 일본 개최도시 담당자로부터 쏠쏠한 정보도 얻어낸다.

지난해 7월 한국인 부인을 얻었고 매운 음식을 웬만한 한국사람보다 즐기는 그는 "한국을 찾은 외국 축구팬들이 지방 경기장을 손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교통·관광 정보제공 체제를 마련하고 싶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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