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첫 훈련 박태환, 베이징 때와 느낌 비슷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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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베이징 올림픽 때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와 느낌이 비슷한 것 같아요.”

 결전지인 영국 런던의 아쿠아틱센터에서 첫 훈련을 소화한 박태환(23·SK텔레콤)의 표정은 밝았다.

 21일(한국시간) 런던에 도착한 박태환은 이튿날인 22일 아쿠아틱센터에서 물살을 갈랐다. 후드티에 트레이닝복 하의를 입고 헤드폰을 낀 채 수영장으로 들어선 박태환은 물에 들어가기 전 1시간 동안 충분히 몸을 풀었다. 모든 준비가 끝나자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4번 레인에서 물속으로 힘차게 뛰어들었다. 마이클 볼 코치가 호주 대표팀을 지도하느라 23일 런던에 도착하기 때문에 이날은 볼 코치의 수영클럽에 속해 있는 토드 덩컨 코치가 훈련을 지켜봤다.

 박태환은 2500m가량을 헤엄치고 훈련을 마쳤다. 런던으로 입성하기 전 프랑스 몽펠리에에서의 조정기 때와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조정기는 실전을 대비해 체력을 비축하는 기간으로 박태환은 이 기간 하루 평균 5000~6000m가량을 훈련했다. 이날 훈련 도중 수영장 가장자리인 9번 레인으로 이동해 스타트 연습을 세 차례 했다.

 첫 훈련을 마친 박태환은 “물맛이 짜지 않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이어 “내일 마이클 볼 코치가 오고 나면 본격적인 훈련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은 말 그대로 수영장 분위기를 익히는 게 목적이었다. 박태환은 “수심도 3m로 베이징 올림픽 때와 비슷하고 물도 깨끗하다. 느낌이 좋다”며 수영장 시설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태환은 전날 런던 히스로 공항 인터뷰에서 “쑨양(21·중국)과 대결하기 위해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아니다. 기록과의 싸움”이라며 “지난 2년 동안 열심히 훈련했기 때문에 (자유형 400m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태환을 관리하는 SK텔레콤 전담팀의 권세정 매니저는 “지난해 7월 상하이 세계수영선수권 때는 기복이 심했고 대회 직전 허리가 좋지 않았음에도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땄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는 기복 없이 일정한 성적을 보여줬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쑨양이 이번 시즌 최고 성적(3분42초31, 박태환 3분44초22)을 내는 등 상승세라 박태환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런던=오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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