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책읽기] '성장의 묘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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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 출신인 나는 평소 경영 관련 학습을 소홀히 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경험 뿐 아니라 제대로 개념을 이해해야 균형잡힌 경영인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보면 단순한 지식 외에 영감을 함께 주는 책이 있는데, 『성장의 묘약』(전경련 국제경영연구원 간)도 그런 책이다.

이 책에는 많은 경영전략 서적에 나오는 현학적이거나 고압적인 전문용어.수식이 거의 없다. 이 책은 CEO가 ''성장'' 을 관리하기 위해 ''3대 지평선'' ''계단식 성장법'' 이라는 두 가지 개념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3대 지평선'' 은 사업을 현재의 사업(현재).신규 사업(현재화되고 있는 미래).그리고 가능한 사업 옵션의 창출(미래)이다. 각 지평마다 특성이 있고, 거기에 따라 대응방식도 다르며, 해당 사업을 경영할 사람의 유형도 운영자.사업 구축자.비전가로 나뉜다. 또 각각의 지평은 지역.제품.사업 등 여러 차원으로 분화 가능한 부차적인 지평(sub-horizon)을 갖고 있다.

결국 경영자는 3대 지평선을 동시에 구상하고 경영할 수 있어야 하며, 이들간의 통합.균형을 제대로 유지해야 기업이 건강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지평 경영(horizon management)을 제대로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현위치 파악▶타성의 극복▶성장여건 확보▶기회포착을 위한 사고 확장▶계단식 성장▶우위 확보▶집행관리 등으로 정리된다.

대부분 기존의 전략이론과 일치하지만, ''계단식 성장법'' 이라는 독특한 개념이 관심을 끈다. 성공한 많은 기업들이 현실적으로 취한 방법론이기 때문이다. 이 방법은 ''한번에 한 계단씩'' 철저히 우회하라는 전략을 뜻한다. 주류 시장에 단번에 진입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막대한 초기투자를 하는 것은 언뜻 지름길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계단식 접근법이 비용.유연성.여건조성 면에서 더 낫다는 것이다.

이처럼 ''성장의 묘약'' 은 경영자에게 성장 비전에 대해 많은 시사점을 안겨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른 기업인들에게도 이 묘약을 ''마셔보라고'' 권하고 싶다.

변대규 휴맥스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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